이때마침 크리스마스 홀리와 포인세티아는 다음이야기를 막 시작하고 있었어요.
『글쎄、저분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 같은 헌혈회원이었다지 않니.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때-환갑이 지난 할아버지들까지도 같이 들놀이를 가는 크리스마스 홀리(헌혈)회의 회원 이었다지 않니.』
『저 신부님의 아빠와 엄마가 말이지』
『글쎄 그렇다니까』
『아아 그랬었구나. 그리고 그 사랑의 열매가 더 큰 사랑을 낳았구나.』
『더 큰 사랑?』
『저 신부님 말이야. 부모와 형제와 친구와 고향 나라까지도 버리고 머나먼 이 나라에 오셔서 젊음을 고스란히 바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피까지도…』
『정말 그렇구나. 포인세티아야、우리 크게 감사하자꾸나. 피는 곧 생명! 사람들의 생명의 빛으로 몸단장을 할 수 있는 은혜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분(아기예수)은 왜 하필 제일 추운 때에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을까?』
『모든 높은 골짜기를 메우기 위해서…』
『그 말이 좀 어렵구나. 잘난 체 뻐기는 모든 마음들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는 뜻일까?』
『그래그래 맞았어. 이 세상의 제일 낮은곳、제일 작은 마음속에까지 존귀하디 존귀한 하늘 빛을 끌어 들이시기 위해서이지.』
그날은 대림 제3주일의 셋째 날 - 따라서 온 세계 곳곳의 성당과 가정들에 마련된 대림환(상록환)에 세 개의 붉은 초가 밝게밝게 타오르면서 마지막 초마저 밝혀질 대림 4주간을、그리고는 진짜진짜 예수님께서 오시는 날 - 스무닷새 - 크리스마스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니、바로 그날이 나라의 한 작은 성당에선 다음과 같은 신자들의 기도가 바쳐지고 있었어요.
『오오 전능하시고 사랑에 충만하신 하느님、이제 곧 당신의 외 아드님께서 탄생하실 때 우리들의 소망을 들어주셔요. 특별히 오래도록 앓고 있는 이들과 가난한 이、옥에 갇혀 있는 이들과、늙음의 서름에 잠겨있는 모든 이들、그리고 이 지구의 곳곳에서 굶주리고 있는 뭇 나라의 헌데들 위에도 오오、주여!』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하늘 드높은 나라 궁전에서도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날의 채비를 하고 있었어요. 가브리엘 천사가 하프를 타고 미카엘 대천사가 나팔을 부는 가운데 말이지요. 다음 노래들을 말이어요.
풀밭에 내리는 단비、땅위에 넘치는 소나기처럼…
그의 은덕 만민에게 강물처럼 내리리.
정의가 꽃피는 그의 날에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 넘치리.
바다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이 강에서 저 땅 끝까지 다스리시리.
그는 하소연하는 가난한 이와
도움 받을 데 없는 이를 건져 주시리、
억울한 이의 붉은 피 소중히 여기시며
억압과 폭력에서 그 목숨 건져주시리.
갑자기 지휘봉을 든 가브리엘 천사의 팔에 힘이
더욱 용솟음 치자 모두들의 노래 소리가 더 더욱 우렁차 갔읍니다.
우리 임금 세세토록 기림 받으며
뭇 나라의 왕들이 무릎 꿇으리.
그들 위한 기도소리、복을 비는 목소리
노래되어 쉬임 없이 들리게 되리
저 땅의 방방곡곡에 알곡이 주렁주렁
숲에서 산꼭대기까지 열매가 무르익고
땅에는 이삭이 햇풀 처럼 피어 나리、
알곡이 주렁주렁 이삭이 햇풀 처럼
저 해가 다 하여서 그 빛을 잃기까지
우리 임금님 뭇 세대에 기림을 받으시리.
뭇 나라들 온통 모두 그의 은덕 누리며
뭇 백성이 입을 모아 복되다 일컬으리.
님 홀로 놀라운 일 하시었으니、
이스라엘의 하느님 찬미를
영광스런 그 이름 길이길이 찬미를、
그 영광 온 누리에 가득히 아멘.
-시편 72에서-
註①크리스마스 홀리의 꽃말=신성
②포인세티아의 꽃말=사랑ㆍ축복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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