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벨기에「나뮈르」에서 열린 전례음악 세미나는 성 음악에 관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수들을 중심으로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진지한 세미나였다.
이곳 벨기에는 불어 사용지역과 플라밍 사용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번 세미나는 불어권의 4개 교구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이곳의 성 음악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특히 교수들과의 대화에서 더욱 자세히 이곳 성 음악 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주안점을 골라 고국의 신자들에게 전하고자한다. 이에 덧붙여 이곳「나뮈르」의 몇몇 본당의 전례음악 사정을 둘러본 느낌과 이에 비교하여 로마의 사정도 아울러 적기로 한다.
▲얼핏 본 서구의 성 음악세계
지난 한해 이태리의 로마에서도 그렇게 느껴왔지만 확실히 서구의 음악세계는 성 음악을 그 가장자리에 모시고 있다. 성음악의 레퍼토리가 그 많은 음악회의 중심을 이루고 대부분의 음악인이나 일반 대중들의 성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가히 놀랄만하다. 특히 로마의 경우、그 많은 성당들은 여느 극장 못지않은 훌륭한 연주무대로 애용되고 특별히 성 음악의 발표 무대로서는 더없이 훌륭한 장소가 된다. 눈이 부시도록 찬란하고 거룩한 성당 내부가 먼저 청중들을 압도하며 하늘의 소리인양 위엄 갖춘 오르간의 파이프소리가 울려 퍼질 때 청중들의 마음은 절정에 이른다.
특히 사제로서 일생을 성 음악에 바친 베니스 출신의 안토니오 비발디(AㆍVIVALDI)는 그의 작품의 양이나 질로 보아 오늘날 까지도 성인 비발디(Sacro Vivaldi)라 불리워지는 충분한 이유를 갖고도 남는다. 베니스의 음악학원(꼰세르 바또리오)을 방문한 자리에서 비발디라고 불렀다가 그곳 사람들로 부터 혼이 난적이 있다. 특히 그곳에서는 사끄로 비발디라고 불러야 된다. 흐뭇하고 놀라와 혀를 내둘렀다. 마찬가지로 이곳 벨기에서도 음악회의 레퍼토리중 성 음악 작품이 그 중심을 이룬다.
특히 바하ㆍ모짜르트ㆍ슈베르트ㆍ비발디ㆍ스깔라띠ㆍ그리고 빨레스트리나 등. 친구들 말에 의하면 독일ㆍ오지리ㆍ스위스ㆍ유고슬라비아에서도 성 음악작품의 공연이 그 양이나 질로 보아 단연 으뜸을 이룬다고 한다. 하기야 본래 성 음악이란 신앙이라는 최상의 숭고한 경지에서 어떤 빛을 향한 인간의 심오한 예술적 표현이기에 그만큼 큰 진실과 감명을 낳기 마련이다. 보라、예컨대 작곡가들 중에서 아베마리아나 시편 23의 작곡에 손을 대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는가. 명확한 한계를 짓기 곤란한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성 음악을 대개 연구용 성 음악과 전례용 성 음악으로 크게 나눈다.
현재 추세로 보아 연주용 성 음악의 앞날은 갈수록 밝아지고 높아지리라 보여 진다. 성악도 들이 아리아를 빼놓을 수 없듯 멀지않은 장래 성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그러나「로마」에서 참으로 섭섭한 일은 전례음악의 상태이다. 하도 많은 음악인들이 사는 곳이라 일반 대중은 귀로 들어만 왔는지 미사 전례 때 노래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여기서도 감상위주로 대하는가보다. 욕심인지는 모르지만 좀 더 적극적인 계몽과 지도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얼핏 든다. 하지만 이곳 벨기에의 전례음악 상태는 찬란하다. 그 이유를 캐본즉 놀랄만한 조직과 지도와 훈련의 소산이다.
1958년에 조직된 CIPL(전례 사목 위원회)가 全 불어권(프랑스ㆍ벨기에ㆍ룩셈부르크ㆍ서부오스트리아ㆍ불어권 북부아프리카ㆍ카나다ㆍ퀘벡 등)을 망라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수천 곡이나 되는 전례 성가곡 들이 하나 빠짐없이 자기 고유번호를 갖고서 全 불어권 안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참으로 놀라고 신기한일이 아닐 수 없다. 성서 판매소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가곡 악보와 디스크ㆍ카세트가 흘러넘친다. 그러니까 작곡된 성가곡이 본위원회로 보내지면 간단한 심사를 거쳐 그 용도에 따라 고유번호가 매겨지고 곧 인쇄가 되어 각 지역으로 보내진다. 이렇게 하여 매년 1백50곡 정도의 새 성가곡이 탄생된다. 물론 각국 주교단이 본 위원회를 후원한다. 현재도 본 위원회는 전례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일선 본당의 전례를 돕기 위한 수종의 잡지와 팜플렛을 정기적으로 출간하고 심지어 주일미사 전례의 성가곡까지 지정해주는 친절을 베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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