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교회사 연구소의 노력에 의하여 李基慶이 지은 원본 벽위편이 발굴 간행되었다. 벽위편은 이미 1931년 李晩采에 의해 간행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은바있었다. 그리고 한국교회사의 연구에 있어서 일제시대 간행된 이 자료처럼 자주 인용되고 애호 받아온 자료도 드물 것이다 반면에 이 자료만큼 거의 무비판적으로 이용되었던 예도 또한 드물다. 그런데 李晩采의 책을 원저자인 李基慶의 벽위편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부분에 첨삭이 가해진 지극히 불완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종래의 벽위편이 갖고 있던 불완전성은 이제 李基慶편 벽위편의 간행으로 확연히 해소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전래되던 18세기 말엽의 상황이나 1801년도에 일어난 신유박해를 연구하는 데에는 자료의 부족이 가중되어 왔었다. 당시의 상황을 전해주는 자료로 오늘날 널리 이용되는 것으로는 달레의 한국 천주교회사와 黃嗣永의 백서、그리고 李晩采의 벽위편 등 몇몇 자료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달레의 저서는 원자료가 소실되어 버렸고 백서도 신유박해의 초기부분만 전해지고 있다는 제약이 따랐다. 그리고 李晩采의 벽위편 마저도 완벽한 자료는 되지못하였다.
이러한 궁색한 상황에서 이기경이 지은원본 벽위편이、출간됨으로써 우리나라 초기 교회사 연구에 일대 진전을 보게 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이 원본 벽위편에는 이만채의 그것과는 달리 신유박해를 전후해서 주자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던 여러 인물들 사이에 교환된 서간이 충실히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서학사건의 발생과 더불어 이에 대하여 강경한 대처방안을 요구하는 당시의、상소문들이 다량 채록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천주교도에 내린 사형판결문도 완벽한 형태로 실려 있다. 일찍이 달레도 그의 한국 천주교 회사를 저술할 때 이 원본 벽위편을 기초자료로 활용했음에 틀림이 없다. 원본 벽위편의 출현으로 한국교회사연구에 필수적인 자료가 제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유박해 당시유가의 반론을 수록하고 있는 이 책자는 우리나라 유학사상의、연구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서광사 발행ㆍ정가 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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