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오순주일을 출판물 보급주일로 정하고、말씀이 갖가지 모양으로 담겨있는 인쇄매체 보급의 중요성을 들어 말하면서 2차 헌금까지 실시하고 있다. 1979년도 출판물 보급주일을 맞으면서 지면을 빌어 평소에 느껴오던 것 몇 가지 중에서 시기적인 것과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부탁과 아울러 말씀을 전하는 전달자로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될 자아 반성을 해보고자한다.
첫째 교회는 사회이상으로 인쇄매체의 중요성을 깨달아 출판물 보급주일을 정하여 신자들의 의식개발에 힘쓰면서 교회출판물 구독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가을이 되면 독서주간을 설정하여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고 있으며、그 중 하나로 전국 도서 전시회까지 열고 있다. 십여 차례 가까이 이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것은 찾아드는 모든 관람객에게 교회출판계가 하나가되어 그 전모를 보여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특히 제2차 바티깐 공의회 이후 사회와 함께 걷는 교회、사회와 더불어 존재하는 교회가 되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극히 미미하여 논의될 여지도 없는 것인지는 모르나 교회도 사회와 유사한 시기에 교회 출판물 보급주간을 정하여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복음의 씨를 뿌리도록 노력해보는 것은 과연 무의미한일일까? 계절적으로 보아서도 생각할 여지가 있을 것 같다.
교회 출판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출판물 보급주일 만이라도 신자들이 간행된 교회 출판물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과 욕심이 없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계속 포근하던 날씨도 이상스럽게 이 날이 되면 갑자기 싸늘해진다. 추운 성당 안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꽁꽁 얼어 나오는 신자들에게 책을 보라고 권할 때에는 경우에 따라 송구스럽기 까지 한다. 이와는 달리 교회의 여러 어른들 입장에서 볼 때 이날로 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우리가 모르고 있는 어려움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출판물 보급주일의 시기에 대하여 운운한 것은 오직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더 나아가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음을 밝혀둔다.
둘째로 독자 여러분에게 드리는 부탁과 아울러 미흡한 말씀의 전달자로서의 자아 반성을 해 보고자한다 교회로부터 특수하다 할까 고유한 사도직、즉 매스콤의 수단을 통한 복음 선교에 힘쓰는 것만을 사명으로 알고 봉헌생활을 하면서 직접출판에 임한지 20여년가까이 되어간다.
본시 매스콤이 무엇인지 지금보다도 더 모르던 문외한들이 모여、오로지 현대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복음을 선교하는데 매력(?)을 느껴 일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그 어느 출판사보다 어려움이 많은 곳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인간을 해방시키는 진리를 전하기 위하여 파견된 우리들은 교회로부터 고유한 사명을 받았다. 이는 매스콤의 수단을 통한 복음 선교로서 출판、영화、라디오、텔레비전、그밖에 인간의 진보가 제공하고 시대의 필요와 상황이 요구하는 모든 발명이 이기를사용하여 행하는 복음 선교」(성 바오로 여자 수도회 회헌 13조)가 바로 우리의 사명이다.
이처럼 거대한 사명을 이행하여야 할 단체로서 필요한 조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악조건만을 갖추었기에 인간적으로는 무력을 뼈저리게 느끼는 동시에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느님을 때로는 피부로 느끼면서 일하고 있다.
교회 안팎으로 뜻밖에 힘이 되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우리의 역량 이상의 것을 하고 있음도 또한 솔직하게 고백한다. 때문에 끊임없이 반성해야 할 것은『말씀을 전하는 전달자로서 맡은 바 사명에 충실 하였는가?』하는 것이다.
본 수도회의 차입자인 알베리오네 신부는『조건 없이 하느님의 섭리에 너희와 너희가 가진 모든 것을 내맡기고、오직 말씀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너희는 사업의 번영을 위해서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한 뜻에서의 경영주도 기업자도 되어서는 절대로 아니 된다.』고 계속 역설하였다.
곧 잘『교회 출판물은 재미가 없어서 안 읽는다.』고한다. 옳은 이야기이고 아무리 책망을 들어도 부족한 줄 안다.
더 재미있고도 유익한 신간을 많이 내는 것도 좋고 보급에 힘써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것은 더 좋고 바람직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에 앞서 말씀을 전하는 매체의 기획 편집보급에 전념하면서 스스로의 의식부족으로 올바른 사명감을 망각하는 무서운 현실에 빨려들 위험과 신자나 지도자의 위치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교회 출판물을 순수한 하나의 상품으로만 보고 평가할 때 느끼는 의욕상실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문해 보는 일을 소홀히 한 느낌이다. 『너는 말씀의 전달자로서 맡은바 사명에 충실한가?』하고. 마지막으로 각자는 교회의 출판물을 단순한 상품 내지는 흥미본위의 매체로만 대하지 말고 그 안에 담겨있는 복음 정신을 포착하고、자기의 믿음을 살찌게 하는 무언가를 찾아 얻고자 하는 좀 더 다듬어진 자세로써 이를 대하며 또 이웃을 가르치는 노력을 당부하고 싶다. 이렇게 상호 보충해가면서 매체 전달자와 독자가 보다 높은 차원에서 하느님나라 건설을 위하여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나 되어 일하고픈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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