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시동학(少時同學)인 尹空(삐오) 형이 남녀간의 애정과 결혼생활을 주제로 하여「씨 뿌리는 지혜」라는 우리 교회 내에서는 이색적인 한 권의 책자를 펴내었다.
그는 물론 그 방면(심리학이나 생리학)의 전문 지식인도 아니요. 또 문필을 전업으로 하지도 않는지라 이 책은 체계를 세운 학술서적이거나 문학적 취향의 저작은 아니지만 남녀 간 누구나 직면하고 체험하는 문제들을 낱낱이 지적하여 구체적으로 파헤치고 광범한 식견과 친절한 어법으로 간곡히 설파함으로써 오히려 실제적 지침을 준다.
그 자상함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남녀 간 애정을 성취하기 위한 요체 중에는 젊은 여인이 애인의 양친과 대면할 때의 주의사항까지가 적혀있는가 하면 이와 반대로 사랑이 깨어졌을 때 이를 밑거름으로 하여 새 출발하는 밝은 마음가짐까지 아주 흥미롭게 쓰여져 있고 또 약혼기간 중의 주의사항이 있는가하면 첫날밤을 비롯해 성생활과 생식 등에 대한 요긴한 지식이 속속드리 도표(圖表)까지 깃들여 가며 소상하게 적혀있어 이것을 읽던 나는『신학교 출신의 尹空 형이 어쩌면 그런 것까지 그토록 많이 알고 있었나!』하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결코 저속한 읽을 꺼리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저자 스스로가 머리말에서-
『내게는 두 딸과 두 아들이 있다. 나는 내 아들과 딸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여기 적어 본 것이다.』
라고 했듯 그 인격적 품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부터도 이 책을 읽고 새로 맞은 둘째 며느리에게 넘겨주었다.
흔히 우리 크리스찬들은 너무나 남녀 간 애정의 청순과 윤리성을 강조한 나머지 성생활 면이나 사랑의 기술(요령과 지혜)을 등한시하여 애정생활의 싱그러움、즉 <다이나미즘>을 잃기 쉬운 폐단이 없지 않은데 이『씨 뿌리는 지혜』는 그야말로 우리 신자들 가정에 참신한 애정교본이 되리라고 믿는다. (성 바오로 출판사간행ㆍ값1천3백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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