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농민, 빈민 등 소외된 이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서로베르토(본명 로버트 피터 스위니·사진) 신부가 29일 새벽 0시 30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지병으로 선종했다. 항년 66세.
서신부는 최근에도 「매량리미군국제폭격장 폐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고문으로 SOFA개정과 매향리 사격장 폐쇄 집회에 참석하는 등 줄곧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과 함께 해왔다.
1935년 미국에서 출생한 서신부는 59년 사제서품을 받고 62년 로마 그레고리안대학에서 교회법 석사학위를 수여한 뒤 64년 한국에 입국, 빈민운동과 농촌운동을 벌여왔다.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가는 고초를 당하기도. 68년 광주 대건신학대학 교수로 재직한 서신부는 전남 소록도, 함평, 일로, 노안, 부산 금정 등지에서 사목활동을 벌이던 중 84년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7월 31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장례미사에는 천여명의 조객이 참석,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미사 후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정의구현전국연합 등 추도위원회가 마련한 추도식에서는 추도사, 추도공연, 헌화 등이 이어졌다.
문정현 신부는 추도사에서 『발병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죽는 날까지 집회에 참석하셨던 신부의 모습을 기억한다』며 『당신의 나라인 미국의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던 결의를 남아있는 우리가 받들어 지켜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인의 유해는 용인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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