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발생이래 인간 사이에서 발생한 무수한 사건들은 모두 정의와 사랑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것은 정의와 사랑이 인간생존의 근본이며 인간의 기본권리 임을 증명해주는 증거이다.
지극한 정의실천은 사랑에 입각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때로 사랑의 첫 단계는 정의라 표현하기도 한다. 정의 없이 사랑을 실천할 수 없고 사랑 없이 정의는 완성될 수 없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이교도들도 정의를 높이인식. 인류의 가장 큰 덕으로 생각했으나 정의의 개념을 사물이나 재산 등에만 적용시켜 불의를 낳기도 했다. 또한 고대희랍에서는 사랑이 인간욕정의 일부로만 간주되었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연결시켜 주는 것은 무엇보다 사랑이고 종교 즉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도 사랑의 바탕 없이는 신앙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교회가 부르짖는 정의는 사랑을 바탕으로 함이 당연하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정의의 개념을 각 개인에게 상당한 몫을 주는 것이라고 했고.
권리와 정의개념을 동일시. 각 개인의 권리는 평등관계에 있으나 그 권리는 비례 평등관계로 각자의 신분ㆍ권력ㆍ재능에 따라 다르며 그에 따른 몫의 차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그리스도교회의 지체인 신자들의 상호협조를 통해 조화를 이루고 신비체를 형성하게 된다.
이같이 교회가 말하는 정의의 일반적 개념은 사물이나 행위에 대한 모든 것을 항상 사랑의 척도에서 평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성서를 통해 나타난 정의개념을 살펴보면 첫째로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는 외롭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윤리적 측면에서의 법 준수를 강조한 것으로 보여 진다.
둘째 개념은 자비로움으로 나타난다. 구약성서는 법률에 대한 성실성 즉. 준법정신이 강한 자를 의인으로 표현했고 하느님의 계명. 야훼의 말씀에 복종하는 자를 경건한자로 여겼다. 셋째로. 정의는 하느님의 법을 준수한자에게 그의 선의에 대한 보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보상은 다분히 물질적. 관습적인 것이어서 오늘날의 사회정의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예수시대의 대죄는 종교적 형식주의였으며 예수는 내적신앙을 염두에 두지 않은 바리사이의 현실주의적 허위신앙을 나무랐고 또한 초대교회의 교부들도 유태인의 불신앙과 이교도들의 우상숭배를 불의로 간주했을 뿐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의를 부르짖은 것은 아니었다.
복음 전반에서는 정의자체가 모든 것의 중심사상이 되지는 않았으며 정의개념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질되어왔다.
시대의 변질 속에 형성된 여러 형태의 정의개념과 우리자신의 정의실천에 대해 보면-
첫째로, 주는 것과 받는 것의 평등관계인 교환정의는 개인과 개인 또는 개인과 단체사이에 체결된 계약에 의해 규정되는 것으로 사회적 측면에서 평등한 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는 극히 의심스러운 것이다.
둘째로, 법적정의는 사회가 주체이고 공공복리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복리가 앞선다.
셋째로, 사회의 구성원인 개인의 이익을 위해 물질의 공정분배를 목적으로 한 분배정의는 사회에 많이 기여한 사람에게 더 많은 보호와 보증을 해줘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러한 분배정의에서 발전한 것이 사회정의이다. 사회정의는 정의의 종래개념을 축합한 개념으로 공공복리의 정의이며 공동체의 정의이다. 그렇기에 역대 교황들은 사회질서와 혁신을 위한 회칙을 발표함으로써 교회가 사회정의에 입각한 교리를 가르치도록 했다. 사회정의는 법의 한계성을 초월한 인간이타고난 자연법적 권리이기 때문에 신앙의 정신으로 이해하고 해결해야만 진실성을 띠게 된다. 사물의 가치는 필요한때 필요한자에게 있어 의미를 갖게 되므로 가진 자가 못가진자에게 베푸는 것은 애덕행위가 아닌 의무인 것이며. 사회연대성을 무시한 자기소유는 인간본질에 어긋나는 일이다.
오늘날 이 같은 사회정의 실천에서 잊기 쉬운 사실은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크리스찬의 가정이 정의를 실천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비행과 탈선의 책임은 누가 질것이며 어린이들이 가져야할 권리는 충분히 주어지고 있는가? 특히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의 사랑의 결핍을 느낀다면 그것은 큰불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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