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열사의 나라 멕시코. BㆍC 1천년부터 16세기에 이르기까지 찬란한 문명을 꽃 피웠던 마야문명의 발상지 멕시코는 누구나 한번쯤 순례의 길을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본 보는 최근 중남미 주교총회가 개최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멕시코의「푸에블라」를 비롯. 정열적인 신앙으로 삶을 불태우며 독특한 문화를 발행시킨 태양과 신들의 나라 멕시코 곳곳을 순레한 진교훈 교수(中央大 철학과)로부터「유카탄」지역.「구아다라하라」.「캄테테」로이어지는 남미순례기를 단독입수. 수회에 걸쳐 연재하기로 한다.<편집자註>
기행문이란 대개 어떤 여행의 행적을 육하원칙에 따라서 보고하는 형식을 띠게 마련이지만. 나의 그러한 여행보고서가 독자들에게 흥미로울 리가 없을 것 같다.그래서 내가 멕시코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육하원칙을 무시하고 써보겠다.
하긴 따지고 보면, 우리 이 인생이 본래 나그네 길이니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여행중에 있는 것이요 더군다나 세계가 1일권 내에 있는 오늘날 특정한 지역에 대한 기행문이란 별로 신기할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그리지 않은 총천연색으로 된 성모 마리아의 그림이라든가, 마야문명 유적의 르포. 20세기 미술사의 백미라고 할 멕시코의 현대미술 특히 교황 성하의 멕시코방문의 목격담. 이 지방의 원주민이 된장을 먹는다는 사실은 조금은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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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의 멕시코 초청방문기간은 작년 12월 20일부터 금년 1월 20일까지로 되어 있었으나 학교 사정 등으로 한 달이나 늦추어져서 나는「멕시코」시에서 교황성하를 뵐 수 있었다.
한국과 멕시코간의 우편사정이 좋지 않은데다가 일정은 급하여 충분한 교신을 못한 채로 나는 한국을 떠났고. 미국의「로스앤젤리스」에서「멕시코」시로 전화연락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멕시코」시는 교황성하의 방문으로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나는 제대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임기응변책을 써본 것이 엉뚱하게도 민박을 하게 되었다.
여행 중에는 나는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는 넉살좋은 사람이라 우선 부딪혀보기로 한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 집의 가장은 득실한 도미니꼬 수도회 제삼회원으로서 문방구를 경영하고 5남 1녀와 또 양녀1명을 슬하에 두었는데 한아들은 한국에 있는 마리스타교육 수사회의 수사이고 다른 네 아들은 전부 화가들이고 따님 한분은 국민학교 선생. 다른 따님은 우리나라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 선생의 손녀인데 걸을 수 없어서 그냥 집에서 문학수업을 하고 있다.
도착 첫 날밤 2시에 여장을 풀고 이집에서 제일 좋은 딸의 침실을 사용했다.
1월 29일 교황성하께서는 멕시코의 두번째로 큰 도시인「구아다라하라」를 방문하시고 인근에 있는「까토판」(성모마리아가 발현한 곳으로 아메리카대륙의 성지로 불리우고 있다.)에서 미사집전을 하고「멕시코」시로 오시는 날이었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교황성하께서 처음「멕시코」시에 도착하셨던 날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무개차를 타고 지나가시는 교황성하를 볼려고 종일 거리에 나와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아이젠하워 大統領이나 존슨 大統領이 국빈으로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문자 그자대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교황성하의 이번 멕시코방문은 국빈으로 오신 것이 아니다.
또 바티깐과 멕시코는 국교가 없고 오교 관계자가 단절되어있는 상태에 있다.
아무튼 교황성하께서 멕시코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식적인 의전절차가 없었고 더욱더 마중나온 멕시코 大統領은 라띤아메리카 특유의 친절한 포옹으로 인사를 하는 대신에 냉랭한 분위기가 감도는 악수를 가볍게 행했을 뿐이다. 그 수많은 집마다의 바티깐국기와 교황성하의 초상화와 포스타들은 개개인들이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을 붙인것이라고한다. 일성에 의하던 교황성하가 지나는 연도에 삼백만명. 아니 오백만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영했다고 한다.
원래의 일정은 고사하고 당일 발표하는 일정계획 조차도 수시로 바뀔정도로 교황성하께서는 당신이 즐겨쓰시는 말씀처럼「좋은 독자」로서의 친절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교황성하께서는 멕시코에 체류하시는 동안 수면이나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4ㆍ5시간밖에 안 될 정도로 가히 초인간적이라고 할 만큼 정력적으로 활동하셨다 나는 노독이 덜 풀린채로 또 낮에 화실ㆍ화방ㆍ미술관을 다닌 피곤을 무릅쓰고 밤 10시부터 2시간 반을 수사의 형제들과 교황성하의 행차를 기다리다가 뵐 수 있었다. 나는 평소사람들이 운집하는 곳을 가기 싫어하는 성미지만 이번만은 그렇게 되지를 않았다
교황성하께서는 멕시코에서 공식행사에 참석하시지 않았고 신학교나 수두원의 성당에서 미사집전을 했으며. 특히 수도단체들이 경영하는 중ㆍ 고등학교를 여러번 방문하셨다. 교황성하께서는 한나라의 원수로 대접을 받으시는 분이지만 멕시코에서는 참으로 겸손한 독자로서 처신을 하셨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비판적인 사회주의계통의 매스콤에서 조차도 비난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그분의 성하는 시간이 갈수록 고조되어갔다.
29일 아침 내방숙소에서 2Km쯤 되는 곳에 있는 어떤 작은 중고등학교를 방문하신다고 했다. 이번에는 후안 수사의 어머니와 그 근처로 갔다가 인파 때문에 서로 헤어졌다. 나는 기지를 발휘. 마치 치재하는 기자인양 카메라를 메고 인파를 헤치고 교황성하께서 인터뷰하시는 학교 강당 안으로까지 쳐들어가서 교황성하를 지척에서 뵈었고. 그분의 강복을 받았다.이것이 나중에 나를 아는 이곳사람들 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교황성하는 1월 30일 멕시코시의「케페이야크」언덕에 있는「과달루페」성모대성전에서 대학생을 위한 미사를 집전하시고 이어 그 대성전의 광장에서 있을 환영식의 답사를 하셨다. 교황성하의 말씀의 요지는 교회의 미래는 아메리카의 젊은이에게 달려있고 조국과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할 것을 당부하는 것이었는데. 말씀 도중『나의 모국어로 여러분들에게 마음껏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하실 때 청중들은 일체히 박수를 쳤고. 강론도중에 청중들은『엘 파파라라라!』(아빠 아아아! 라는 뜻) 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날 교황성하께서는 어떤 명랑하고 활달한 청소년 지도신부같아 보였고 교황성하도 학생들과 같이『엘 파파 라라라』하고 소리쳐 주셔서 듣는이들로 하여금 정말 아빠 같은 분위기를 맛보게 했다.
한 가지 여기서 밝혀야할 것은 교황성하는 청중에 맞도록 말씀하시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발언을 한다고도 하지만 내가 받은 인상은 그렇지 않다. 교황성하께서는 멕시코의「푸에불라」에서 열렸던 제3차 남미주교회의 개막연설에 대한 이해를 보충하기위한 발언을 자주하셨는데 급진적인 생각의 소유자들은 처음과는 달리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아무튼 그분은 매우 현실적이고 낙천적이라는 인상을 이곳사람들에게 주었다. 교황성하는 1월 31일「멕시코」시를 떠나 멕시코북쪽의「몬테례이」라는 작은 공업도시에기착하셨다가「로마」로 귀임하셨는데「메기코」시와「몬테례이」에서 환송군중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강복을 주셨고 자주 아기들을 안아주셨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일일이 경호원들과 악수를 나누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말씀그대로 그분은 참으로 착한 목자라는 흐뭇한 감을 안겨주었다.
교황성하께서 멕시코에 체재하는 동안 텔레비전은 24시간 교황성하의 일거일동을 중계하고 중요하고 극적인 장면을 계속반복해서 방영했다. 나중에 본 미국의 카터대통령 부처의 공식방문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나로서 얼른 납득이안가는 것은 교황성하의 침실과 쓰실용구와 식기 음식용까지도 신문의 특별원색 화보와 TV로 방영할 정도로 교황성하의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남미 주교회의의 개막을 한「과달루페」의 성모대성전은 왜 만민의 입에 오르내리는가? 사람이 직접 그리지 않은 성모님의 그림이 그곳에 있다는데 어떻게 된 이야기인가는 다음 편에 쓰기로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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