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그 성화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사실그대로 적어 보겠다.
성화가 그려져 있는 만또(멕시코 사람들은 틸마라고 부른다)는 길이가 6피트 반, 넓이가 3피트반이 되는 숄과 비슷한 옷이다. 이 옷감은 선인장으로부터 뽑은 실로 짠 것인데 표면이 거칠어서 그림그리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성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밥이 군데군데 터져 나와 있고 두 폭을 엉성하게 기워서 붙인 것이 보인다.
성모마리아의 아름다우심을 사람이 어떻게 필설(筆說)로 옮길 수 있으며, 더군다나 이 성화에서 보여주시는 성모님의 至美를 어떻게 내가 언표 할 수 있으랴. 그러나 내친김에 겉도는 이야기나마 할 수 밖에.
성모님의 얼굴빛은 약간 검실검실하고 뺨은 분홍빛이다
얼굴표정은 마치 누가 그분이 눈을 위로 떠주었으면 하고 기다리는 듯, 한 순간으로부터 다른 순간으로 움직이고 있는 듯이 보인다. 눈은 아래로 살짝 내려떴지만, 눈동자는 鮮明하다. 머리 빛은 검은 갈색이다. 손은 다소곳이 두 손 모아져 있는데 마음이 몸이 되어 있음을 드러내 준다. 合掌, 一致의 神秘!
손에서 맑고 밝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자비에 넘치는 눈동자와 평화의 손이 은은하게 만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려덮게 되어있는 겉옷은 밝은 녹청색이다. 이 녹청색은 멕시코 원주민들 에게는 神的이거나 고귀한 것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이 옷의 가장자리는 황금빛으로 되어있고 황금빛 나는 46개의 별들이 뿌려져있다. 성모님은 장밋빛 바탕에 황금빛으로 꽃무늬를 놓은 튜닉(원피스종류)을 입으셨다. 그러나 이 무늬는 옷이 접힌 부분에는 없다. 목부분과 소매는 흰 토끼털을 댄것처럼 그려져 있다. 성모님은 중앙에 검은 십자가가 새겨져있는 작은 황금 브롯치를 튜닉의 목 앞부분에 달고 계신다. 성모님은 바른쪽으로 고개를 약간 수그린 듯이 하고 똑 바로 푸른 초생달 위에서 계신다. 이성화의 배경은 구름속인데, 장미 빛 바탕에 굵은 황금빛 선들이 사방으로 그어져있다. 그리고 성모님의 발 밑에는 짙은 장밋빛 옷을 입은 아기천사가 나래를 펴고 두 팔을 처들어서 성모님을 옹립하고 있다.
이 성화는 1백 16년 동안이나 제대위에 그대로 걸려 있었기 때문에 제대촛불의 그을음과 먼지로 색이 좀 바랜듯이 보인다. 1764년에 어떤 사람이 스페인으로부터 두 장의 유리를 가져와서 이 성화를 틀속에 넣었다. 1766년에 비로소 한 장으로 된 유리 틀속에 이 성화는 보관될 수 있었다. 이 성화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했으나 그 그림에 사용된 물감에 어떤 염료로 되어 있는 것인지를 아직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그 물감이 油性인지 水性인지조차도 판가름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리베라 교수는 꼭 같은 옷감에 대가 10여년 동안 멕시코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온갖 물감을 찾아서 실험을 거듭해 보았으나 비슷한 결과조차 얻지를 못하였다. 물론 이물감의 출처와 사용방법이 해명 된다고 해서 그 성화의 신비가 감소된다든가 다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레베라 교수는 1941년부터 이 그림의 연구에 착수하여 1954년 5월과 1963년 3월 22일 두 번에 걸쳐서 방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발표 중에 특기할만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만또의 옷감의 제작년대는 과학적인 엄밀한 측정에 의해 성모님이 발현하신 1531년과 일치한다. 이 그림을 고도의 확대경으로 보아도 붓 자국이 전혀 없다. 그 옷은 누구든지 그림을 그릴 생각조차 할수 없는 상태에 있다. 그 그림에 사용함직한 비슷한 물감조차 이 세상에서는 찾아낼 수 없고 그림의 양식도 유일무이한 것이다. 1964년 7월 12일 미국의 사진전문가인 와릭 박사와 겝하르트는 성화를 촬영하고 확대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성모님의 바른 눈동자 중앙에 중년이 되는 인디언의 얼굴이 새겨있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이야말로 후안 디에고 그분이었다. 이성화에 얽힌 기적은 두터운 책을 써야할 만큼 많다. 특기 할것은 1921년 공산당원들이 성화를 다이나마이트로 폭파하려고 했으나 주위의 대리석제대와 銅십자가와 춧대들만 산산조각이 났을 뿐 성화는 유리조차도 손상을 입지 않았다. 역대 교황성하들도 이 성화를 중요시했지만 요한 23세께서 자별한 관심을 가졌던 점을 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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