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文章家 버나드 쇼는 세계 정상회담이란 음식의 맛도 잘 모르는 세계적인 大食家가 둘러앉아서 주로 먹는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질 때 고양이나 강아지, 곰 새끼 한 두마리를 나눠 갖는 것이 고작이라고, 익살 섞인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음식이란 세계의 대정치가 들만이 관심을 쏟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나는 아주 어린시절 부터 음식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내가 이러한 食道樂(?) 때문에 가난의 참뜻을 잊고 있지 않나하고 수없이 반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나는 어떤 수도원장님과 신학대학 학장으로부터 나의 음식에 관한관심은 좋은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 음식은 신앙생활에 방해가 되기는커녕, 신앙생활을 촉진 시킬 수도 있다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는데, 「멕시코」紀行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서 그렇게 중요한(?) 음식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어떤「멕시코여행안내서」에 기술된 대로, 멕시코의 음식이야말로 가히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음식」하면 누구나 얼른 양념을 연상하게 되는데, 멕시코 음식의 양념 가지수는 엄청나게 다종다양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이 어떻다는 식으로 쓸 수없는 것이 유감이다.
「멕시코」음식이라 하여 한국에서는 고추가 잘 알려져 있지만, 거기엔 고추의 종류도 퍽으나 많다. 歐美의 고급식당이나 한국에도 가끔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해진 토바스코라는 상표의 칠리쏘스(칠리는 스페인어로 고추를 뜻한다)는 원산지가 멕시코의「토마스코」주(석유와 가스가 나오는 곳)이다. 칠리쏘스는 아주 작은 고추인데 대단히 맵고 강렬하게 쏘는 맛이 있어서 독일 사람들은 불같이 뜨겁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당초처럼 뒷맛과 감칠맛이 적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밖에 전혀 맵다고 할 수 없는 아주 큰 고추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많으며, 용도도 다양하다. 고추를 넣은 쏘스 만도 나는 20여가지의 맛을 보았는데, 고추양념의 종류가 이외에도 더 많다고 한다.
싸구려 음식에 속하는 일종의 샌드위치인「타꼬」를 먹을 때 풋고추와 토마토·양파·파세리 등으로 버무린 양념을 쳐 먹는 맛이란 얼른 잊을 수가 없다. 「멕시코인디언」의 빵이라고 할 수 있는「또르띠아」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일종의 전병인데 식으면 단단해져 맛도 덜하고 소화도 잘 안된다. 그래서 그들은 베보자기에 묻어놓고 먹는다.
그다음에 중요한 음식으로는「후리고게스」를 들 수 있는데 일종의 콩 음식이다. 거기엔 콩의 종류도 많다. 팥이나 동부 콩 같은 크기의 것도 있지만 굵은 콩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은 대개 강낭콩을 삶아서 으깨어 먹는데 미소(일본된장?) 비슷한 것도 있고 아예 한국의 된장 같은 것도 있고 고추장 같은 것도 있다. 소금뿐만 아니라 때로는 기름도 치고 양념도 섞어서 먹는다. 어떤 식당이나 어떤 가정에서 쏘스와 후리고세스(콩음식)를 식탁에 내어놓는다.
스페인사람들이 최초로 아메리카대륙을 밟고 또 최초로 성당을 건립한「멕시코 만」의「캄페체」에서, 나는「차르코르」라고 하는 소라요리를 먹었다. 「캄페체」는 세계적인 새우 출산지여서 새우요리를 먹으러갔다가 사람의 머리통크기의 소라요리를 먹을 수 있었다. 기름을 쓰지 않고 담백하게 삶아서 만든 음식인데 독특한 양념을 사용하여 요리했다. 그 맛의 진한 듯 하면서도 개운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味覺이란 이른 봄 처녀의 기분만큼이나 변덕이 많은 것이긴 하지만.
멕시코의 맥주가 좋다고 멕시코 인들은 자부심이 대단한데 독일의「뢰벤브러이」나 덴마크의「칼스버그」보다 못하지 않다. 종류도 많은 것 같았다. 선인장으로 만든 술, 바나나로 만들 술, 코코아 속의 즙으로 만든 술등을 시음해보았으나 별로 좋은 줄 모르겠다.
멕시코 국립대학 철학과 교수의「마냐냐」(원래 내일이라는 뜻이지만 기약 없는 훗날을 가리키는 말)를 잘못 알아듣고 허탕 치고는 따분한 김에 과일시장으로 가서 바나나만 9종류를 비롯하여 30여종의 과일을 앉은자리에서 다 먹고도 배탈이 나지 않은 것은 나를 위하여 기도해주시는 제자수녀님들의 덕분인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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