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화사한 햇빛이 물드는 계절에 朴松竹 女史의 첫 수필집「運命의 올을 풀면서」가 선보였다.
책을 드는 순간、우선 山丁畵伯의 아담한 겉옷이 한결 마음을 밝게 하여 읽고 싶은 욕망을 돋구었다.
詩人이자 알뜰한 主婦요 또한 가톨릭신자이기도 한 朴女史의 이 첫 수필집은「글은 바로 그 사람」이라는 옛 부터 내려오는 말의 한 전형적인 표본이 될 듯하다.
항상 주위를 따뜻하고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그의 포근한 미소담긴 아름다운 표정과 다감한 성품이 글속에 베어 잔잔히 빛나고 있다.
앞장에는 다분히 여성적인 추억과 감상을 배제하지 못하였으나 그것이 오히려 묘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체적으로 섬세한 감각、삶에서 얻은 소박한 지혜들이 은실 풀리는 듯한 맑은 心琴의 가락으로 펼쳐지면서도 때로 준엄한 고발과 예리한 비판정신이 번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백 세편이나 되는 많은 분량이 실려 제각기 소리와 빛깔이 다른 감정의 무늬로 짜여 있지만、한결 같이 고운화음으로 울리는데 필자로서는「순간 그리고 永遼」의 軍에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빛을 갈구하는 지은이의 벌거벗은 영혼의 고백을 통해 거짓 없는 아픔과 기쁨을 함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감사 기도」란 제목의 글을 약간 소개해 보자.『주여 감사 하나이다. 내게 가난을 주신 당신은 어설프나마 사명의 붓끝을 다듬게 하셨고 그 피 뜯는 영혼의 아픈 고통의 매질로 스스로 가늠할 줄 아는 영혼의 길을 가르쳐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주여! 채워도 채워도 끌간데 없이 비워만 있는 삶에 욕망의 이 허기를、당신의 물 한 모금 청수만으로 나는 배부르읍니다.<중략>
주여! 이 헐어 빛 바래진 한 벌의 영혼의 무명옷만을 갈아입게 하여 주옵소서…』
청주 한 모금、영혼의 무명옷 한 벌을 갈망하는 지은이의 이 말은、그의 기도로만 끝나지 않고 현대를 사는 우리 모든 이들의 뜨거운 기구가 아니겠는가!
아무쪼록 이 수필집을 읽는 독자들에게 풍요한 共感帶로 맺어진 사색의 깊은 강물과 지혜가 안으로 넘칠 것을 바라며、또한 지은이의 앞날에 은총의 빛으로 더욱 눈부신 文運과 행복이 머무르길 비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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