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반지식인 보다도 한국의 전승문화에 조예가 깊다고 정평이나 있는 呂東質
(로제르베리에) 신부님이 『외국인이 본 한국인』이라는 책자를 냈다
이 책은 17세기 하멜의「표류기」를 비롯해서 근세 한국에 직ㆍ간접으로 인연이 있던 구미의 선교사ㆍ외교관ㆍ언론인ㆍ여행자들이 남긴 한국에 관한 저작들을 섭렵해서 근세 한국민의 생활전반에 대한 외국인의 관찰을 풍토ㆍ학예 女俗ㆍ신앙ㆍ語文ㆍ정치ㆍ국제관계ㆍ교육 등으로 정리 체계화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저러한 객관적 정리에 머물러 있는게 아니라 저들 서양인의 인식의 불찰로 인한 그릇된 한국관과 이로 말미암아 한국과 한국인에게 미쳤던 역사적 曲境에 대하여 한국의 전문 지식인으로도 파헤치지 못하리만큼 예리하고도 소상한 분석과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 나라는 백년전 부터 시작하여 줄곧 세계분배에 있어서 단순히 흥정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리핀을 노리던 美國은 대만과 함께 한반도를 일본인들에게 내맡긴 것이 아닌가?
소련과의 경쟁에 급급한 나머지 영국은 전자의 세력을 꺾기위하여 한국에 대한 일본의 특수한 관계와 관심을 인정 했던 것이 아닌가?
한국에 들어와서 학살이나 일삼고 조선백성들의 양식을 빼앗아가고 그들의 피를 빨아먹는 무시무시한 작업을 50년 동안이나 계속하던 일본인들에게 누가 한번 항의라고 할 만한 항의를 했었는가?
만국평화회담이나 국제연맹 같은 세계기구들은 효력 없는 것이나마 그런 기록이라도 남길 수만 있었더라면 인류는 부끄러움을 면할 수 있었을 텐데. (동 저서 190P~191P 본문 중에서)』
지면 관계로 좀 더 인용 못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그 言表와 語調가 이렇다! 이 글만을 보고 누가 외국인의 근세 한국론의 일절이라고 여기겠는가.
마치 민족주의 史學者의 비분강개의 문장을 읽는 느낌으로 그 명쾌하고 直觀的인 논술은 신념화된 지식의 발로로서 거기에다 土俗的이며 讚謔的인
우리문장의 구사는 실로 혀를 차게한다.
한국도 한국인도 걱정이 될 정도로 사랑하게 되어서『앞으로 어느 날 한국을 떠나게 된다면 어디를 가도 異邦人이 될 터이니 살아나갈 수 있을까 조차 의심스럽다 (동저서 서문)』는 呂 신부님의 이 快著가 널리 읽혀 그야말로 그분의 저 우정 어린 작업이 우리 모두의 정신적 피와 살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 바다.
(서울文理社 발행、정가1천5백원)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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