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없으시고 항상 동정녀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지상 생활을 마치신 후 영혼과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에로 올림을 받으셨다.』1950년 모든 성인의 축일에 교황 삐오 12세께서는 이러한 선언문을 통해서 성모 마리아의「몽소 승천」을 공식적으로 반포하셨다.
이 짧은 간결한 선언문 속에 성모 마리아는 도대체 어떤 분인가는 그「참모습」이 남김없이 표현되어있다 하겠다.
이렇게 훌륭하고 복받은 성모마리아 앞에서 우리는 흔히 우리 자신이 너무나도 못나고 초라한 존재로 느껴진다. 따라서 성모마리아는 우리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있는 존재로 우리가 접근해보려고 도저히 시도해 볼 수조차 없는 낯선 존재로 느껴진다. 우리는 먼발치에서 부러워하는 눈초리로 그분을 넘겨다 볼 수밖에 없는 그러한 분으로 드러나는 것이 성모 마리아이다.
그러나 우리가 성모마리아를 우리와는 동떨어진 낯선 존재로 보게 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흔히 우리는 성모마리아를 단순히 개인으로만 보아 버리려하기 때문이다. 성모마리아를 하나의 예외적 존재 특전적 존재로만 보아버리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개인으로서가 아닌、구원의 역사 속에서의 성모마리아를 살펴볼 때 그 상황은 전혀 달라지고 만다. 인류구원의 역사 속에서 차지하는 그 위치를 고려하면서 성모마리아를 관찰해볼 때 성모마리아는 우리와 동떨어진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표본、그리스도교 신자인 우리의 전형이 된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그런데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 구원은 일차적으로 인간의 노력여하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스스로 자기 힘만으로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자기 노력만으로 쟁취해내는 것이 아니다.
구원이란 먼저 그리고 일차적으로 우리 인간에게로 향한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행위이다. 하느님 자신이 먼저 우리인간에게 내세우시는 고마운 제안이다. 우리 인간은 이러한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행위에 응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이 먼저 내세우시는 제안을 마음속으로부터 받아들임 속에 그리스도교신앙이 성립된다. 그리고 또한 신앙의 열매인 인간의 구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 인간의 구원이 성취된다.
성모마리아는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구원계획을 전적으로 받아들이셨고 또한 몸과 마음을 다하여 그 구원사업에 협조하셨다 성모마리아는 하느님께『당신의 뜻이 이루어 지소서』 (fiat volun tas tua)라고 말씀하심으로서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셨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남김없이 받아들이셨다.
이로써 성모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셨고 또한 우리인간의 구원을 가능케 하는데 한몫을 담당하셨다.
그러나 성모마리아는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구원계획을 전적으로 그리고 남김없이 받아들이심 으로써 성모마리아 자신이 제일먼저 구원되셨다. 성모마리아는 누구보다도 앞서서 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 되신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서슴지 않고 성모마리아를「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된 자」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성모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전적으로 받아 들이셨을 뿐 아니라 또한 스스로 제일먼저 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되셨다는 사실은 성모마리아를 가장 특징지우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모마리아를「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된 자」로 정의해두고 볼 때 성모마리아는 우리와는 동떨어진 낯선 존재일수가 없게되고 만다. 아니 성모마리아는 이제 바로 우린자신의 표본이되고 만다. 성모마리아는 이제 그리스도교에 속해있는 우리자신의 전형이 되고 만다 왜냐하면 바로 그리스도교의 이상이 성모마리아속에서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즉 그리스도의 이상인救援이 성모마리아 속에서 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성모마리아에 대하여 신학적으로 숙고하는「마리아論」은「신학적 인간학」과 무관한 하나의 예외적인 학문이 아니라 바로 신학적 인간학과 내면적으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마리아론은 신학적 인간학에 커다란 빛을 던져주는 학문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도교 신자인 우리는 성모마리아를 공경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성모마리아를 공경 한다는 것은 다만 성모 마리아를 기리고 찬양하는데 그칠수는 없다 성모마리아를 진심으로 따르고 본받는 길 그 길만이 참된 의미에서 성모마리아를 공경하는 길이 된다. 따름이 없고 본받음이 결여된 공경은 그 자체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못하고 무의미한 공경이 되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성모마리아가 하느님의 뜻을 전적으로、그리고 그 뜻에 몸과 마음을 다하여 협력하셨다면 성모마리아를 공경하는 우리역시 하느님의 뜻을 전적으로 그리고 남김없이 받아들이고 또한 그에 협력해야만 하겠다.
그리고 만일 성모 마리아가 그 결과로「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된 자」가 되셨다면 참된 의미에서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우리 또한 그 결과로 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되는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온전히 그리고 남김없이 구원된 자」이신성모 마리아여、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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