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경우 청소년기라하면 나이로 보아 만12세부터 19세에 이르는 기간을 말한다. 대충 중1때부터 고3때에 해당되는 기간이다. 이시기에 이르러서는 대개 두단계에 걸친 심리적인 심한동요를 겪게 된다. 첫째가 이른바 사춘기(思春期)에 가지는 갈등이요、 둘째가 성인(成人)이 되어감에 따르는 여러 갈등이라 하겠다.
남녀를 막론하고 사춘기에 이르면 신체적으로는 생리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며 이에 따른 자각(自覺)과 행동상의 책임이 뒤따르게 된다. 이때 가장 보편적으로 느끼는 갈등은 아동기(兒童期)의 포기(抛棄)를 에워싼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란 곧 보호받는 존재의 대명사이다. 어린이가 웬만큼 잘못을 저질러도 주위는 대개 용서하는 태도를 치하므로 그들에게 마음의 부담은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주위는 그들을 언제나 귀여운 존재로 대하게된다. 그러나 일단 사춘기에 이르면 본인도 그러기를 바라서는 안 되지만 주위에서도 상당한 독립성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이때에는 신체적인 성장이란 뜻에서의 기쁨이지만 실은 이에 못지않게 본인들은 依存的 존재로부터 獨立的존재로 이행하여 감에 따른 불안을 가지기 마련인 것이다.
사랑이 불안하면 일관성을 잃게 되는 수가 많다. 다 큰 중학생 남자아이가 제법어른티를 내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어린이와 같은 유치한 행동과 요구를 하는 따위의 행동은 바로 이 불안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럭저럭 이시기를 넘기면 그다음에는 자기 확립(自己確立)을 에워싼 불안을 느끼게 된다. 자기 확립이란 곧 자기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어느집 가문 누구의 자식으로서의 긍지를 갖는 능동적인 마음자세의 확립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의인간이 어린이로부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장차 인격적 완숙의 가장 지름길이 되는 요소는 평온하고 서로 믿고 그리고 아끼고 존경하는 가정에서 자란다는 점이다.
그것은 반드시 그 집이 부자이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아야만 함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비록 사회적으로는 한날 평민에 불과하지만 자식들의 눈으로볼 때 어느모로 보나 우리아버지 어머니야말로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부모이다라는 개념이 공고할 때 그 집 자녀들의 성장은 정신건강상 가장 이상적인 입장에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상의 점들을 놓고 볼 때 성인세계의 정신건강 문제와는 달리、청소년의 정신건강문제는 본인들이 스스로 유의(留毅)하여야 할 점도 많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주위환경 특히 부모나 학교교사들의 태도나 교육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새삼 깨달을 수 있다.
그런점에서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는 부모들의 이해(일반적인 복종강요 아닌)와 교사들의 선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시대는 변천하기 마련이고 변천은 또한 恩考方式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옛날자기들이 고생하던 것들만 상기시키기만 하면서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이 겪는 의문을 주의깊게 들으려하지 않을 때 양자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생기는 것이다.
유교사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왔던 우리나라에서는 부모나 교사들이 아직도 장幼有序만 앞세우고 청소년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이해하려 하지 않고서 거의 무조건 복종할 것만 강요하는 경향이 짙은것이 사실이고 이와 같은 경향은 오늘을 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에 대한 不信을 조장시키는 결과만을 자아낸다는 위험을 안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부모나 교사들은 우선 청소년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들을 줄 알아야한다. 그 후 비로소 용서 해줄점은 용서해주고 깨우쳐줄 것은 깨우쳐주고 또 잘한일에 대해서는 진정 어린찬사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대방이 자식이건 배우자건 간에 용서한다는 것은 잘못을 눈감아 준다는 뜻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한문의 용서할 서(恕)는 글자만 보더라도 그것은 곧 자기의 마음(心)가짐을 상대방의 그것과 꼭 같은 (如)상태에 비견할 수 있을때 비로소 이루워 짐을 뜻하는 글자이고 보면 부모나 교사들은 일찍이 이와같은 어진 마음을 가짐으로써 청소년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비로소 우리 전통에 알맞은 청소년정신건강의 길잡이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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