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정신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쿼블러로쓰 박사는 그의 첫번째 저서「죽음과 임종에 대하여」에서 임종 환자들이 불치병의 진단으로부터 임종에 이르기까지의 심리과정을 거부와 분노와 타협과 사기저하 그리고 죽음의 수락등, 다섯 가지의 단계로 나누고 있다.
그 후 임종자를 돌보는 많은 사람들로 부터 쿼브러로쓰는 무수한 질문을 받았으며 이 질문들을 3백 49항목으로 대별하여 깊은 심리적 통찰을 거친 성의있는 답변을 주고 있다.
필자는 지난 여러해 동안 나의 학문적 작업의 일체를 바로 나의 救援을 모색하는 修道의 방편으로 생각한다는 삶의 자세로 살아왔었다.
학문과 직업이 다만 의식주를 해결하는 생활의 방편이어서는 아니되고 나의 학문과 나의 직업은 바로 내 삶의 정신적 고뇌와 갈등과 회의에 광명과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겠다는 고집으로 살아왔다. 따라서 나의 학문은 바로 나의 종교요 인생의 지침이요 나의 신앙이 되어야 하였다.
이러한 나의 학문적 자세를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영국의 정신치료상담가 릴리핑커스 여사를 알게 되었고 미국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쿼블러 로쓰의 말씀에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두분의 사상과 실천방안을 주제로 하여 지난 2년동안 나는 의사와 간호원과 임종환자들, 그리고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별의 애통에 서러워하는 가족들을 모시고 말씀드릴기회를 많이 가졌었다.
릴리 핑커스 여사의 저서「죽는이와 남는이를 위하여」가 필자의 손에 의하여 번역 출판된것 역시 이러한 계통의 사업에 헌신하는 교형자매들과 더불어 보다 실효성있는 결실을 실천의 현장에서 거두어 보고자하는 정성과 노력의 일환으로서였고 그 두번째 작업으로 나는 쿼블러로쓰의 실천지침을 독자들과 함께 읽게된 것이다.
모두 3백49항목, 원고지 1千매에 해당하는 질문과 해답 중에서 놓쳐버릴수 없는 것만을 취하여, 원고지 2백여매에 70개 항목정도의 질문과 해답을 게재함으로써 이 관계부면에서 일하는 분들과 함꼐 공감의 자리를 함께해보고자 한다.
이 책을 번역소개하는 역자의 의도로서 내게는 다시한번 언급해 두어야 할일이 있다.
그것은 내가 임종환자들만 나서 상담할때, 또 많은 의사와 간호원과 성직자와 봉사대원들이 채 목숨의 촛불이 꺼지지 않은 임종환자들과 상담할때, 비록 죽음의 문턱에 그들이 와 있다고는 할지라도 아직은 그들이 죽은이가 아니고 살아있는 인간임을 마음에 다지면서 환자를 대해야할 것임을 우리들 스스로가 확인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죽는이를 위하여 씌여진 것이 결코 아니고, 바로 목숨의 촛불이 타고 있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씌여진 책이라고 나는 다시 고쳐서 말해 두고자한다.
지은이의 말=나는 지난 10년 동안 급증하는 보건의료전문가 들과 비전문 일반 봉사자들과 의료시설들, 그리고 사망 예정환자와 그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것에 관련하여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 5년 동안 나는 죽어가는 환자의 간호문제에 대한 7백여회의 강습회와 강연회와 세미나에 참석한 바 있다. 여기모인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의 보건 관계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었다. 의사와 성직자와 간호원, 사회사업종사자와 호흡요법시술자와 작업요법사 병후회복기 종사원 엠블런스 운전기사, 장례식 집행인 또 정든 환자들을 자주 사별하는 경험을 가진 비전문 일반 종사자 등 모든사람이 다 참석햇었다.
이 책은 청중들이 가장 자주물어온 질문들의 일부에 대답하기 위하여 집필이 시도된 것이다. 이 책의 군데군데에 그들의 질문과 나의 대답이 편집 되어있는 체제를 택한 것은 문제와 해명을 보다 분명히 밝히기 위하여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책자로서 그 모든 질문에 답하기란 전혀 불가능 하다. 다만 가장 자주 제시된 의문점들은 임종환자에 대한 것이었으며 두번째로는 의료진에 관한 문제와 또 여러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공동작업을 할 떄에 서로 어떻게 상호 훈련을 도모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음을 밝혀둔다.
『종교, 그리고 사후의 삶』이라든가 『사별과 애도』에 대한 장점은 따로이 마련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 책의 지면부족때문에만 그리 한것이 아니고 이러한 의문점들에 해답을 줄 수 있는 더 자격있는 분들이 계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현직 교육계획 의과대학생이나 기타 보건 의료전문가들을 위한 세미나, 원목 성직자 훈련기관 같은것들이 점점 더 증가함에 따라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너무나도 자주 기피하여 왔던 분야에 여러가지 토의 의욕을 불러 일으켜 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문제를 일부러 기피해 온것은 우리가 그 문제에 관심하지 않아서가 아니었고 인간이 치루는 최후의 위기라는 임종의 극한상황에서 야기되던 그 많은 미해답의 의문에 앞서 우리들 자신이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느껴졌었기 떄문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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