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환자는 자신의 병과 최후의 죽음을 이해하고 싸워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심리적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한동안 그 불행한 진단결과를 부정하고『마치자기가 전처럼 건강하고 튼튼하기라도 한 것처럼』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그는 자포자기 하여 이 의사에게서 저 의사에게로 옮겨가며 찾아다니고 나쁜 소식을 들려준 먼저번 의사의 진단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음에 그는 자기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할 것이다. 아니면 가족이 그 환자에게 사실을 숨기고자 할 것이다.
그러다가 조만간에 그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고 자기 병에 대해서『왜 하필이면 내가?』하는 분노의 감정으로 반응한다. 만일 우리가 환자의 분노를 관용으로 대하고 이 격분한 환자를 다정하게 돌봐주도록 우리 자신을 수련한다면 만일 우리가 환자의 고뇌와 분노를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에 익숙해 질수만 있다면、그는 생명의 기간을 타협하는 과정인 제3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는 하느님께 생명의 연장을 위하여 흉정 하고자 하며 고통을 면하게 해주시면 훌륭한 행동을 하고 또 종교적인 헌신을 약속하겠다고 타협을 구한다.
다음에 이어오는 사기저하의 단계에 가서 그는 우선 과거에 경험 했던 사별을 애도하고 그런 후에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잃기 시작한다. 사람들과 세상사에 관심이 적어지고 만나는 사람의 수효를 점점 더 줄이며 예비적 애통의 과정을 조용히 통과한다. 그가 만일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스스로 애도하는 과정을 경과할 수만 있다면、또 그의 생명이 인공적인 방법에 의하여 억지로 연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또 그의 생명이 인공적인 방법에 의하여 억지로 연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그리고 그의 가족이 그의「돌아감(歸天)」 을 입니다.각오하였다면 그는「수락의 단계」에 이르러 평화롭게 목숨을 거둘 수 있을것이다.
다음에 열거하는 질문들은 환자와 그의 친척들과 의사와 간호원 들이 내게 물은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들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들과 한마음이 되어서 독자가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현실에 대처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술된 것이다
(문)주치의에게 있어 자기가 맡고 있는 사망예정환자에게 그 진단결과를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는 어느 때입니까?
(답)그 진단이 틀림없는 것으로 확인되는 즉시 환자에게는 그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야 합니다. 물론 이와 동시에 즉각적으로 희망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또한 환자에게 들려주어야 합니다. 이 말은 환자에게 가능한 일체의 치유법을 말해 주어야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함용 그 환자가 더 상세한 사정을 물으러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환자가 아주 자세한 세부사함까지 묻는다면 나는 정직하고도 솔직한 답변을 해줄 것입니다. 나는 물론 환자에게 그가 죽어가고 있다거나 그가 사망이 예정된 병을 앓고 있다는 식으로는 말하지 않습니다. 나는 단지 그 환자에게 그가 중병을 앓고 있으며 우리의사들은 인간의 힘으로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동원해서 환자가 최선을 다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자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문)〓사망이 예정되고 있는 그의 병을 환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의사의 책임입니까? 아니면 院牧(병원에 상주하는 성직자)의 책임입니까?
(답) 〓의사에게 우선권이 있읍니다만、의사는 이일을 院牧에게 위임할 수도 있습니다.
(문) 〓환자는 언제부터 죽기 시작합니까? 그리고 언제부터 우리는 죽어가는 환자와 우리들을 연관시켜서 일을 시작해야 합니까?
(답) 〓죽음과 일종에 관한 상호훈련목적의 강습회에서는 중환자와 우리의 인간관계가 환자의 병원입원과함께시작된다고이야기되었었습니다.그러나 다시 더깊이 생각한다면 그와 같은 준비과정은 훨씬 더 일찍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식들과 젊은이 들에게 죽음의 본질을 지시하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면 그들이 사망예정의 중병을 앓게 되었거나 혹은 채끝내지 못한 일을 완수해야할 시간이 거의 없게 된 최후의 시간에、임종에 이르는 다섯가지의 심리적 단계를 반드시 순차적으로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생명의 유한성을 깨달았을 때 그 사람의 행동에는 변화가 옵니다. 다시 말하면 질적으로 다른 인생을 살게 됩니다.
(문) 〓환자의 그 가족이 항상 같은 심정、말하자면 분노ㆍ부정ㆍ수락 등 임종에 이르는 심리적 단계를 동일하게 경과해가도록 도와 주어야합니까?
(답) 〓그것은 너무 이상적인 꿈입니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들 의료진의 요구를 투사하는 것이지、환자와 그 가족이 어떤 단계에 있건 그들을 긍정하는 태도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또 그들이 다음단계로적용해 들어가려할 때 그렇게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태도도 아닙니다.
(문) 〓임상작으로는 뚜렷이 암의 증거가 있으나、환자가 계속해서 더 자세한 진단 받기를 거부할 경우라면 선생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예를 들면 허파암이 틀림없는 환자가 기관지경(?)검사를 해본다거나 혹은 진사수술(珍査手術) 받는 일를 거부할 때、 또 수술이 가능한가 아니면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가를 결정짓기 위하여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는데 환자가 그것을 거부할 경우에、선생님은 어찌 하시겠습니까?
(답) 〓환자는 치료를 거부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환자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여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이것저것 생각하는바 병세를 자세히 설명하고 선택권을 환자에게 주어야합니다. 당신의 제의를 받아 들이는 것도 또 거절 하는 것도 순전히 환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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