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 뇌성마비 어린이가 어머니와함께 엮어나가는 생활을 그린 것입니다.
손과 발을 전혀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마와 혀로 책장을 넘기면서 책을 읽어야하고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려야하며 입에 문 막대기로 전동타자기를 두드려 글씨를 써야합니다.
그래도 주인동 김인호군(13ㆍ마태오ㆍ연세 재활원 부속 초등학교 6년)은 실망하거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어려움을 이겨내려면 남 다른 인내와 노력을 해야한다고 나는 배웠습니다. 특히 나같이 심한 뇌성마비 어린이는 남의 열곱절은 더 굳은 결심 아래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배웠습니다. 나는 정상아가 아니지만 절대로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내 힘으로 살아가면 되니까요』
책머리에 이렇게 쓴대로 인호군은 주어진 생활을 원망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갑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 여기고 고통 중에서도 기쁨을 느끼는 대목이 여러군데 나옵니다.
같은 또래의 건강한 아이를 보면『걷지는 못해도 손이라도 쓸 수 있으면…』하고 부러워 하다가도『밥도 남이 일일이 먹여 주어야 하는 내가 감히 그런 것을 부러워하다니』하고 마음을 돌리려 애씁니다.
그림을 시작하던 날『머리와 손이 제멋대로 흔들려 물그릇을 뒤집어엎어 화첩에선 물감이 줄줄이 흐르고、내 온몸엔 물감이 튀어 얼룩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라고 적은 인호군은 어머니(이선화ㆍ체칠리아)의 끊임없는 격려와 선생님의 따뜻한 지도로 이만큼 해낼 수 있었다고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인호군은 기도도 열심히 합니다. 옆침대에서 같이 생활하던 친구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느님 우리들이 몸은 비록 불편하나 마음만은 밝고 착하게 살고 있습니다. 상진이형은 그중에서도 아주 이해심이 많은 줄 하느님께서도 하시죠? 이제는 행복하게 해주세요. 우리 재활원 형제 모두가 다시 만날때까지 잘 부탁해요 』
인호군에게 가장 슬픈일은 아버지(김부필ㆍ이냐시오)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러나 혼자 애쓰시는 어머니와 어린 두 여동생들을 생각해서 꿋꿋이 살겠다고 어른스레 다짐합니다.『난 아빠가 안계시더라도、몸이 불편하더라도 굳세게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 뒤에선 하느님과 아빠께서 지켜 봐주실 테니까요』
(한진 출판사 펴냄ㆍ 값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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