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째서 많은 의사들은 아직도 환자에게 사망이 예정된 병을 앓고있다고 말해주지 않는지요? 이런한 경향이 최근에는 다소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요?
[답]=환자들에게 중병을 앓고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기가 참으로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아직도 많습니다.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점점 바뀌어가고 있읍니다. 보다 많은 의사들이 이런일에 대해서 마음을 애태우지 않게 되어가고 있읍니다. 요즈음에는 의과 대학의학과목 속에 임종환자 간호를 포함시키고 있읍니다. 의과대학생들이 수련을 받는 동안에 이런 저런 교훈을 받고 강연을 듣고 토론회를 거치는 동안 다방면으로 도움을 받는다면 가까운 장래에 많은 의사들이 임종환자를 다루면서도 정서적으로 흔들리지않게 될것입니다.
[문]=임종의 준비단계와 시력실과를 비교 대조해 주십시요. 나는 시력을 상실해가고있는 한 여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그는 거부의 단계에 와있습니다.담당의사는 아직도 그 여인에게 사실을 이야기해 주지 않았읍니다. 사회봉사자로서 해야할 내임무는 무엇입니까?
[답]=여인의 말을 귀담아들으십시요. 이제 곧 눈이 멀것이라는 공포를 환자가 털어 놓을것입니다. 그러면 그대로 이야기를 하도록 내버러두십시요. 발하는책、장님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눈을 대신해주는 영리한 개 등이 있어 눈먼이를 돕는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십시요. 비록 눈은 멀었지만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려 주십시요.소경이 된다는 것이 끔찍한일이 아니라고는 말하지말고 다만 눈먼사람도 눈뜬 사람과 똑같이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십시요.그러면 환자는 마음의 위로를 얻어서 의사가 만일 그런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괴로와하는 경우、당신에게 그 심정을 털어놓을 것입니다. 내가 간호한 바 있는 실명(失明) 과정의 환자들은 임종과 정의 환자들과 똑같은 심리적 단계를 거치었읍니다.나는 15년동안 실명 환자들과 일하였읍니다. 그런데 내 인사에 깊이박힌 것은 이런 환자들이 무언가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잃는 과정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은 단계들을 거쳐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한 환자가 암의 경력을 가지고 있었읍니다. 2년 전에 수술을 받았읍니다. 다시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하라는 진단을 받았건만 그는 플로리다의 겨울을 보러 여행길에 나섰읍니다. 이것은 죽음을 거부하는 자세와 과정을 보여주는 것입니까? 아내도 남편의 결정을 좇아 함께 여행길에 나섰읍니다.
[답]=꿈만 꾸었으나 한번도 실현해보지 못한 소망、부부가 함께 플로리다에 가고싶다는 소망을 이루고 그여행으로부터 그는 훌륭하게 투병하는 환자가 될것입니다. 이러한 환자들을 우리 나름데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거부의 단계에 있는 사람라고 낙인을 찍어서는 안됩니다. 플로리다 여행이 의미하는것은 환자가 스스로 생활속에서 자기결단을 내렸다는것이고、그것은 환자 자신의 선택이고 그는 그것을 선택할 권리를 가졌다는것입니다.
[문]=언젠가 한번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으십니다. 죽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다 죽음을 절대로 거부하지 않는 사람 한 분을 꼭 곁에 모시고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정말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들은 모두 우리나름의 거부자세를 다 가지고 있는것이 아닐까요?
[답]=죽음의 실제성을 부정하지않는 사람들이야 많이있지요. 그러나 죽음을 긍정하는 자세를 갖추기에는 많은 노력과 고민의 시간이요구됩니다. 고민의 시간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일단 당신이 자신의 유한성을 직시하고 그것을 용감히 받아들이었다면 당신은 인생이 더욱더 의미심장하고 가치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자신의 유한성을 정별로 직시한 사람이야말로 임증환자를 위한 간호에 있어 가장 보배로운 자격을 갖춘 분이 됩니다.
[문]=어째서 내가 하필이 죽을 병에 걸렸느냐고 분개히는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습니까?
[담]=어째서 나만 하필 죽을 병에 걸리지 않았다가 이제 와서야 죽을 병에 걸렸는가를 생각 해볼수도 있다고 말해보세요.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죽음에 직면하여 살고 있으며 시간의 차이야 있겠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다 죽어야한다는 걸 말하세요. 그래도 환자가 거듭 분개하면 묵묵히 그 분노를 받아주셔야지요. 분노를 통해서 환자가 좌절감과 근심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읍니다.
[문]=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때에 선생님은 공포와 사실과 이별의 감정에 대해서 솔직히 털어놓으실 수 있으십니까?
[답]=그렇습니다. 할 수 있읍니다. 나는 최근에 나와 아주 가까왔던 임종 여환자를 방문했읍니다. 나는 그친구에게 이것이 그를 방문하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면 내가 그녀를 진심으로 그리워 하리라는것을 알아달라고 말했읍니다. 『고맙지 뭐유?』라고 그녀는 소리쳤읍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그 순간 그녀는 내게 사과하였고 나는 웃으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보내는 순간에도 정말 그렇게 허위적인 행동을 취해야하느냐고 물었읍니다. 그러자 우리는 갑자기 서로 포옹하였고 드디어 정직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읍니다. 내가 자리를 뜰때에 그녀는 그동안 우리가 만났었던 회담중에서 그날의 만남이 가장 고귀한 것이었다고 말했읍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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