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歐의 선진 기독교문화를 도입, 한국문화 근대화에 절대적인 기여를 해 온 한국 가톨릭은 70년대에 들어 일기시작한 문화적주체성의 회복이란 거대한 시대적 흐름속에서 전통적 토착문화의 바탕위에 기독교사상을 가미, 독특한 가톨릭문화 창달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지난10년 간 한국가톨릭문화계는 문화ㆍ음악ㆍ출판ㆍ미술 등 제분야에서 과연 어떠한 활동을 해왔는지 그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70년대에 비친 가톨릭문학을 검토하기 앞서 문학 속에「가톨릭문화」이란 특정한 카테고리가 존재될 수 있는 것이며 있다면 일반문학과 가톨릭문학의 한계를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느냐하는 의문을 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영세를 받은 신자 즉 신앙인으로서의 문인이 쓴 글은 가톨릭문학이며 비 신앙인의 문인이 쓴 글은 일반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여기에서 필자는 쉽게 긍정할 수 없는 혼란을 맛보게 된다.
그것은 70년대를 돌이켜본 신앙인으로서 문인의 글이「가톨릭문학」라고 받아들이기엔 매우 빈곤한 상태였기 때문이며 비 신앙인의 작가 중에도 가톨릭성질을 띤 작품을 내놓은 작가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양적으로 팽창하여 문학이 문학인의 생활의 한 방편으로 까지 몰고 갔던 상업주의의 新造語가 탄생된 시대에서 신자로서의 문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마땅히 그 문학속에 살아남게 될 어떠한 시대나 문화오류에도 확실한 자세로 극복해나갈 가톨릭문인의 진정한 주제는 무엇인가. 80년대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 대두되어야할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사목64호에 실린 具仲書氏의「한국사회에서의 가톨릭문학인」을 보면『이 문제는 결코 작가의 自惚이나 독단의 위험을 배제해놓고 긍정하기 어려운 문제를 수반한다. 창작과 성직의 기능이 늘 갈등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고 바람직한 조화의 관계도 있는 것이지만 아뭏든 문학예술 어떤 전제와 관계를 맺는다는 자체가 어려움을 내표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氏가 그다음 구절에 밝히는 가톨릭문학 보다「가톨릭신자작가의 작품」으로 긍정하고 싶다는 의견에서 그치는게 아니라「가톨릭신자」라는 말이 따라붙는 문인으로서 필연적으로 또 하나의 의무를 수행하는 세계관 가치관을 소화해내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받아들여야한다. 그것은 문학인으로서 겪어야할 제2의 고통 즉 정신적 내적상처를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신앙인의 당위성과도 관계가 깊다.
현재 70여명의 가톨릭文友會의 문학인 중에 詩에선 具常 金南祚 洪允淑 成賢慶 成權永 許英子 김지하 姜思喬 李雲龍 金成春 소설에선 崔貞熙 韓戊淑 張龍鶴 金義貞 梁文吉 安泳 金淸祚아동문학에선 朴洪根 金一煥 평론에선 金允植 具仲書 宋相一등을들을수있다
이들 중 몇몇은 괄목하리만치 가톨릭문학의 공적을 쌓는 정신작업에 접근하고 있으나 아직도 문학예술에 어떤 관계를 맺는 일에는 극히 미흡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실정이다
그것은 신앙인이 가장 이념의 표방으로 삼고 있는 영혼의문제가 우선 의문으로 제기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육체를 인정하지 않는 영혼은 없다 이 말은 인간사회를 사랑하지 않고는 신의 나라를 이해할 수 없다는 루이에 불리의 말과 상통한다.
인간이 머물고 있는 그 땅의 현실에서 신앙과 신앙인이 존재할 수 있듯이 인간이 당면하는 가까운 현실의 극복에서의 애정을 바탕으로 영혼의 希求가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식탁에 놓인 젓가락 하나보다 그 영혼의 의미가 간절하지 않는 인간현실에서 과연 가톨릭문학이 담당할 역할은 무엇인지 그 진정한 이유를 해명하는 설득력 있는 창작활동이 아쉬움으로 남아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창작활동은 신앙인으로서의 문학인에게 주어진 필연의 과제이며 신앙인으로서 문학을 지향하는 최초의 돌파구가 되어야하며 그것만이 인간사회의 어떠한 궁핍과 혼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도달점이 되고 또한 영혼의 소유만이 그 본질의 기점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지휘봉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앙인으로서 문학인이 이러한 인간사회의 개선이나 방향제시의 길잡이로서 숙명적으로 규정 지워져 있는가.
그것은 아니다.
다만 소설이든 시든 작가자신이 먼저가톨릭적인 내면 추구의 가치를 소화할 수 있는 위를 마련할 때 부다 값진 세계의 도달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확신이 서게 되리라는 점이다.
그것은 아마도 치열한 작가적 투쟁 없이는 고통과 갈등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