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년시절이었던 5ㆍ60년전 고향인 경북 상주 문경지방선조들이 경축해오던 성탄축제가 내게준 기쁨은 지금까지도 새로운 감회에 젖게한다. 나의 이 기쁨을 당시 탁월한 성덕과 신뢰로 각광을받으시던 故 김문옥(요셉) 신부님의 초범한 熱量을 반영한 사목생활의 소산이라고할까. 내게 사제생활에로의 성소를 지도해주신 은사이기도한 신부님을 선망하며 당시 성탄축하 신심지도와 연결된 추모의정을 삼가 가다듬어본다.
일상 영성생활을 기도와 극기로 一貫해서 농촌사목생활의 선구적개척자로 내성을 이룬 비안네 사제의 성덕을 방불케하신 전형적 노사제였던 그는 사목생활의 구심점을 회개와 은총에두고 기도로써 범죄를 예방하고 고백성사와 영성체로 은총의 회복을 독려하는 한편 신앙가정의 화목、교우끼리 나누는 우아한 인정 전교의 전력인 좋은표양 등을 성덕으로 교육하기에 여념이 없던 착한목자였다.
신부님은 성탄축제를 40일 앞두고 성탄축하준비 판공성사 사목을위해 공소교우들을 순방하신다. 반기며 모여드는 교우들에게 신부님은 자비와 평화가 만면한 모습으로 예수성탄의 신비를 차근차근 농촌교우들의 생활안에 심으시며 강탄하실 예수영애안에서 함께 새로날 신앙적 정신면을 개발 육성하신다.
그리고 교리찰고 고백성사 미사봉헌 신심상담등에 대한 공소사목을 생산적으로 추진하는 총열량을 발휘하신다.
공소 교우들은 12월 24일 아침이 오면 준비한 명절옷을 차려입고 집지키는 한사람만 남긴채 온 가족이 본당으로간다. 강탄하시는 구세주를 경배하러가는 신앙 성도들의 행렬. 본당 구내에 줄지어 나부끼던 순교복자기와 만국기、공중에 높이 솟아있는 샛별 등과 축하아치를 볼때 느꼈던 기쁨은 아직 기억에 담겨있다. 부모님과 함께 신부님을 찾아뵙고 인사드릴때 풍겨주시는 자애롭고 다정한 인상은 마음에 사랑과 신뢰를 안겨주었다. 정말 착한 목자이시다. 친척댁을 찾아들면 어쩌면 그러첨 반겨줄까? 고백성사 잘봐라. 자정미사때 영성체 잘해라 새로나는 은총많이 받으라. 축하떡국 많이먹고 기쁘게 지내라는 등 신앙을 통한 인정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시켜 기쁨을 나눈는길을 터놓아 구원의 사랑으로 승화(昇華)되는것을 느꼈다.
성당 내부는 제대를 중심으로 여러석상들과 말구유가 차란하게 장식됐고 천정에도 각종채색 깃발이 아통지게 드리워져 정신을 천상기쁨에로 집중시키는듯한 신비한 분위기가 만당했다. 저녁 7시부터는본당 구내 통로좌우편에 종이를 삼각으로 접어 모래를 조금씩 담아세운 소위 사발 등에 촛불을 밝힌후 어린이들을 앞세운 남녀교우들이 축하제등 행렬을 시작한다. 「구세주 빨리오사」성탄맞이 성가를 합창하며 구내를 돌고도는 행렬이 하늘에는 천주께 영광이오 땅에서는 착한사람들에게 평화가 어울려 실현되어 오늘실감을 무르익게했다. 행렬이 끝나자 본당교우들이 준비한 성탄극과 여러가지 여흥이 등장하는데 주로 실생활의 발전과 전교운동의 단합을 위한 내용으로 기쁨과 희망에도 취되지 않을수없었다.
11시부터는 예수영애가 강탄하실 제대를 중심으로 말구유와 각종석상과 성탄축하수를 휘황찬란하게 촛불로밝힌 성당으로 들어가 초만당의 상황을 이루고 영성체로 새로날 마음준비묵상에 잠긴다. 12시 자정이 되자 합창미사가 시작된다.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가 진행되는동안 황홀한 촛불사이로 움직이며 집전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예수님의 거룩한자세로 변모돼보이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영성체로 예수영애안에서 함께 새로난 은총과 평화를 충만히받은 모든교우들은 말구유앞에서 찬미와 감사의기도를 드린다. 정성이담긴 예물을 바친다. 신앙만으로 맛볼수있는 행복의 대향연이다. 천상 개선교회와 지상신천교회와의 일치가 실현되어 사랑의상통으로 평화와 행복이 구가되는 시간이다.
미사가 끝난후 본당구내관장으로 나온 교우들은 본당신부님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어느새 본당 교우 각댁에서 맛있게 준비한 떡국이 여기저기차려진다. 축하와 인정을 나누는 향연이다. 사양말고 많이들라고 권하는 인사는 분명 다정하다. 본당신부님은 신부 신자간의 일체감이야말로 십자가를 지고가는 사목생활의 기쁨과 승리의 저력이라 하시면서 교우들을 둘러보심에 분망하셨지만 마냥 기뻐하시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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