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의 마지막 책(두루마리)인 신명기는 히브리 경전에선 『엘레 하 드바림』(이것은…말씀들이니라)이라 하고 간단히 「드바림」(말씀들)이라고도 한다. 70인역에서는 『데오떼로 노미온』(Deutero Nomion) 즉 「둘째법」또는 「법의 반복」이라고 한다.
이 명칭은 신명기 17장 18절의 「율법의 복사」를 잘못 번역한데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나 내용상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시나이산에서 이미 받았던 율법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실생활에 적용시킬 것을 권고한 모세의 설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 표제 신명기는 그리스 역본 성성 이름에 따라 중국어 申命記에서 비롯 『하느님께서 명하신 것을 되풀이 한 기록』이라는 뜻을 가진다.
신명기는 가장 간단하게 표명하자면 「모압평원에서 이루어진 모세의 설교집」이다. 이스라엘의 기성세대들의 광야생활에서의 실패담, 광야를 방황한 기록, 그때마다 다양한 시기와 장소에 전달된 여러 부분의 권고의 말씀들이 반복적으로 요약되어 교훈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이는 이스라엘 40년간 광야에서의 체험으로 얻은 교훈의 진수요, 요지인 것이다. 즉 경험을 바탕으로한 「회고의 책」이며 이스라엘의 구속자를 살아잇는 원리로 해석한 율법서이다. 신명기의 특징적인 어법은 다분히 권위적이요, 웅변적이다.
예를 들자면, 『이스라엘아 들어라!』,『사랑하라!』,『배우라!』,『가르치라!』등이다. 민수기는 이스라엘 백성이 모압평원에 도착하여 이스라엘을 재조직, 편성에 대한 것을 이야기로 막을 내리지만 신명기는 모압평원에서 그토록 고생하며 기다려왔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로 눈앞에 두고 그곳에 들어가 살게될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세번에 걸친 모세의 설교와 신명기 법전이 들어있다. 그 다음 모세의 죽음에 관한 전승으로 끝을 맺고 있는데 이는 신명기의 결론이며 오경전체의 결론이기도 하다.
신명기에서 볼 수 있는 중요한 신학적인 사상은 첫째로 유일신 사상이다. 유일하신 야훼 하느님께 대한 이스라엘의 충성심, 무멋보담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잘 들어야 하는 순종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전체가 거의 설교 또는 훈화체로 되어있다. 그리고 31-34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명기계 사료로 이루어져 있다(참고 이홍기, 성서입문). 신명기 첫머리 1-3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산에서 요르단 동편 지역에 도착할 때까지의 역사적 사건을 모세가 요약하여 회고하여 들려주고 있다. 시나이 산에서 카데스, 카에스에서 모압까지의 구원사적인 여행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가지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모세는 백성들의 잘못으로 야훼께서 노하시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선고를 받은 것이다(1, 37). 그래서 모세는 어린이처럼 야훼께 빈다. : 『부디 저도 건너가게 해 주십시요. 요르단강 건너 저 아름다운 땅, 저 풍요한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해주십시오』. 그러나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또다시 이일로 나에게 간청하지 말아라…』(3, 23-28). 얼굴을 마주 대고 이야기까지 하셨던 모세에게 이해가 안될 정도로 너무나 냉정하게 잘라 말씀하신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나보다. 이스라엘 가기 전에는 이스라엘에 가보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소망이었는데, 이스라엘 가서는 모세가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곳, 성서에 500번 이상 그 이름이 나오는 「레바논」에 가보는 것이 또 소원이었다. 마침 예루살렘 기숙사에 계시는 레바논 수녀님의 초대로 레바논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현재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유적을 6개나 소유하고 있는 레바논은 하루에 사계절을 모두 즐길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개의 집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바닷가에 다른 하나는 산 속에 있다. 높은 산과 푸른 바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나라 레바논의 크기는 우리 나라 경기도 보다 작은 나라이다. 레바논이라는 지명은 히브리어로 『하얗다』라는 말에서 나왔다. 레바논의 높은산들 중 절반이상이 일년 내내 백설로 정상을 덮고있기 때문이다.
희랍인들은 자주색 연료의 생산지인 레바논 해안지역을 페니키아(Phonemic)라고 불렀다. 희랍어로 자주색이라는 말이다. 레바논의 바알벡(Baalbek) 유적은 이스라엘 백성을 유혹한 바알신의 숭배지이기도 하다. 바알벡의 바커스 신전은 거의 2000년이 지난 오늘도 지붕만을 제외하고는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높이가 27m나 되는 로마시대의 주피터신전의 거대한 석주도 6개가 남아있다.
엘리아 예언자와 싸웠던 에드바알의 딸 이세벨의 고향 시돈, 예수님께서 시로 페니키아 여자의 믿음을 보시고 마귀를 쫓아내어 주었던 두로지방(마르코 7,24), 엘리아 시대 과부의 그릇에 곡식 가루와 기름이 항상 태워지게 했다는 기적이 일어난 곳 사렙다, 페니키아 문자 알파벳의 출현지 비블로스, 사도 바울로가 전도여행을 떠났던 곳 두로(사도행전 21,1-3), 이 모든 성서의 지명들이 이 나라에 들어있다. 『레바논을 보게 해달라』는 모세의 간절한 기도를 볼 때마다 레바논에서의 수많은 잊지 못할 나의 체험들이 꼬리를 물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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