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려, 미술계에서도 자연친화적 소재를 이용한 작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매주 월요일 서울 청담동성당에서 열리는 ‘가톨릭목공예교실’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7년 설립부터 올 1월 서울대교구 인준 평신도단체가 되기까지 가톨릭목공예교실 회장 장재덕(바실리오)씨의 역할이 컸다. 처음 목공예교실이 생긴 것도 장씨가 주최한 제1회 가톨릭목공예 작품 전시회 이후다. 전시를 보고 목공예를 배우고 싶어 하는 신자들의 요청으로 목공예교실이 마련됐다.
그는 목공예교실 회장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17년차 베테랑 목조각가이기도 하다. 자연친화적 삶을 지향하는 그가 ‘나무’라는 소재의 매력에 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나무는 우리 조상들이 애용하던 소재예요. 잘만 보관하면 1000년 넘게 소장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나무 성물은 지속가능해 자손대대로 물려줄 수도 있죠.”
장씨는 목조각에 대한 예찬을 쉼 없이 늘어놓았다. 정신은 물론 신체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특히 ‘패스트(Fast)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알려 줄 수 있는 예술이 목조각이라고 설명했다.
“인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짧은 시간 내에 큰 성과를 얻으려는 분들이 많아서 한두 달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시는 경우가 많아요.”
다행히 정신적 황폐함을 목조각을 통해 극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는 목공예교실을 연 보람을 느낀다. 그런 보람 때문인지 그는 목공예교실이 교구 내 공식 단체로 인정받아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올 1월 평신도단체로 인준 받게 되면서 그는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회 신앙선조들의 삶을 나무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가톨릭목공예교실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작가를 배출해 그분들과 함께 그런 일들을 하고 싶어요.”
그는 ‘한국 가톨릭 DIY학교’ 건립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천연소재를 이용해 친환경과 관련된 교육 및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거예요. 그곳에서의 체험을 통해 친환경적 생활이 전이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겠죠.”
장씨와 가톨릭목공예교실 학생들의 작품은 매년 5월 서울 명동성당 문화축제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문의 cafe.naver.com/cmc04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