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친교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교회를 설명합니다. 이 친교라는 개념이 갖는 의미는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어떤 친교가 이루어지며, 이 친교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여기에는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며, 성사생활을 하는 것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하느님과 일치하며, 그 안에서 구원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개인적인 친교는 모든 다른 친교의 원천이 되는 것으로, 이것 없이 이루어지는 신앙의 친교는 인간적인 친분일 뿐입니다. 말씀과 성사의 삶은 교회 생활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교회들은 모두 이 말씀과 성사의 삶을 따라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교회 안에서 비록 곁에 있지 않은 형제 자매들과도 영적인 친교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런 영적인 친교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바로 성찬례이고 성체성사입니다. 성체성사는 한 분이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 이전에 제자들을 하나가 되도록 해달라고 기도하셨고(요한 복음 17장), 이 일치를 위해 십자가에서 성체성사를 완성하는 죽음의 길로 가셨습니다.
따라서 성찬례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나 영적인 친교를 통해 전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 동안 교회는 이런 영적인 친교를 잘 인식하여 일치를 이루려는 것보다는 공의회가 반성하듯이 어떤 법적인 조건을 채우거나, 교계 제도적인 구조에 의해 친교를 이루려고 시도한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3천년기를 맞아 참으로 교회가 나가야 할 길은 예수님게서 목숨을 주셨던 그 영적인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세계 차원에서 하고 있는 운동이 바로 종교일치 운동입니다. 같은 하느님을 고백하고 있으며, 또한 많은 교회가 성찬례를 거행하고 있는데, 교회는 갈라져 있습니다.
교회 분열은 세상 사람들에게 추문거리이고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믿을 수 없도록 하는 장애물입니다. 따라서 친교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정신으로 1985년에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에서는 교회일치는 단순히 구조적으로 여러 교회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회 안에서 일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