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라는 역사학자 토인비의 유명한 말을 빌지 않더라도 새천년을 맞는 우리에게 역사가 던지는 의미는 지대하다.
특히 초기 교회와 순교자에 관한 「교회사」연구는 한국교회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한편 개인의 신앙에 새바람을 불어넣기도 한다.
최근 교회사 연구에 가치 있는 서적 두권이 나왔다.
「교우촌 배티와 최양업 신부」(류한영, 차기진 공저)「한국 초기 교회에 관한 교황청 자료모음집」(윤민구 역주)이 그것.
각각 「양업연구총서」「초기순교자시복자료집」시리즈 첫 권인 이 두 권의 책은 교회사 전문 연구서적인 동시에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교우촌 배티…」는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 배티성지 안내와 개발 등을 목적으로 배티성지에 꾸준히 추진해온 연구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성과물.
그간 배티성지에서는 「최양업 신부의 전기자료집」편찬과 최양업 신부 서품 150주년 기념 심포지엄 등을 통해 최양업 신부의 선교활동과 영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이 책에는 전체 교회사적인 맥락 안에서 최양업 신부와 배티 교우촌과의 관계,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교우촌과 소공동체 운동과의 연관성 등이 세밀한 고증작업을 통해 밝혀져 있다.
편찬과정에서 최양업 신부의 첫사목지인 중국의 양관과 차쿠의 옛교회터를 확인하고 병인박해의 순교자인 오반지(바오로)의 족보와 최양업 신부의 배티성당 겸 사제관의 위치와 규모를 확인하는 성과 또한 얻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국초기 교회에 관한 교황청 자료모음집」은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고문서고에 있는 초기 한국 천주교회 관계 문헌 대부분을 번역해 놓은 책이다.
이 문헌들은 「윤유일 바오로와 동료순교자들의 시복 자료집」제4집과 제5집에 원문과 함께 실린 바 있으나 이 책에서는 번역문만 수록하고 각주를 새롭게 붙여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 「한국초기…」에서는 이승훈 등 초기교회 신자들이 선교사·주교·교황에게 보낸 편지, 당시 신자들이 사목적인 도움을 요청했던 북경 천주교회의 주교가 한구교회의 상황을 교황청으로 전한 편지 등 관련 문헌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엮은 윤민구 신부는 『오늘의 우리 교회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지 못하고 힘겨워하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학문을 중요시하지 않고, 신앙 선조들이 세워준 아름다운 역사와 전통을 모르고 순교정신을 잃고 지내기 때문』이라며 『역사연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순교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본받게 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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