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는 인류 역사에 출현하면서부터 그리스도교와는 정면으로 반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무신론은 신과 종교를 거부했고 유물론은 영혼과 내세를 부인했다. 마르크스 주의의 이론은 공산주의의 실체로 나타나 이둘은 사실상 동의어로 사용됐고 그래서 1937년 비오 11세 교황은 공산주의를 「본질적으로 악한 것」으로 규정했다.
한국교회는 특히 공산 진영과 자유 진영의 냉전이 열전으로 나타난 한반도에서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교회보다도 단합된 반공, 반 사회주의 노선을 걷게 됐다. 더구나 반공이 국시가 된 한국 사회 안에서 100여년의 순교 역사를 딛고 이제 막 자유를 얻은 유아적 상태로 성장기에 들어선 한국교회로서는 다른 선택의 길이 없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한국교회는 냉전 체제가 종식되고 새로운 경제 질서, 사회 질서로 편성되는 과정에서 현실에 부응하고 과거 정책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교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세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역대 교황의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정립된다.
교회가 마르크스 주의에 대한 태도에 변화를 가져온 원인은 우선 제2차 바티칸공의회이다. 이를 계기로 교회는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노력이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에 속한다는 사실을 늘 강조해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마르크스주의 내지 공산주의 자체 내부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전에 공산주의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대 종교 정책이 나타났으며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많은 정당들이 오늘날에는 반종교적이고 반신앙적인 강령을 수정하고 폐기했다.
공산주의와 그리스도교와의 관계 내지 공존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서 중심적인 주제는 무신론이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사목헌장」에서 현대의 무신론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다양한 대화도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참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우리는 진정한 동족애를 바탕으로 인류의 구원자인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그 화해와 일치 정신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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