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영국 CNS】8명의 자녀와 9번째 아이를 임신한 부인을 둔 성공회 사제가 가톨릭으로 개종하기 위해 성공회 성직을 포기했다. 주인공은 이안 헬라이어 신부.
그에게 이번 결정은 매우 어렵고 용감한 선택이었다. 4월 17일 성지주일, 그는 공식적으로 영국 남서부 지역의 다트무어 지역에 위치한 4개 본당을 관할하는 주임 사제로서의 임무를 포기한 뒤, 성 목요일 이미 가톨릭으로 개종한 아이들과 부인의 격려 속에서 견진성사를 받았다.
이어 가톨릭 신자로서 첫 영성체를 한 뒤, 오는 6월 17일에는 새로 창설된 ‘월싱엄의 성모 성직자치단’(Personal Ordinariate of Our Lady of Walsingham) 소속으로 사제품을 받는다.
그는 4월 20일 CNS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가톨릭으로의 개종은) 놀라운 여정이었고, 아직 몇 가지 문제가 남았지만 걱정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성해 고등학교 졸업반으로 대학입학시험을 준비 중인 첫째와 오는 5월말 태어나는 막내를 포함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집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과제이다. 다행히 성공회 측에서는 가족들이 현재 지내고 있는 집을 오는 8월말까지 무료로 거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가족들의 생계비 마련도 쉬운 일은 아니다. 워낙 대가족이기에 정부에서 세금을 비롯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올해 45세의 헬라이어 신부는 이제 고용인이 아니라 자영업자로 생계를 꾸릴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는 앞으로의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제가 떠나온 본당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커다란 선물도 줬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 가족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세금을 내고 먹을거리를 장만하는 일을 많이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성직자치단의 단장인 키쓰 뉴톤 몬시뇰은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가톨릭의 사제품을 받고자 하는 성공회 성직자들에게는 필요에 따라 기금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이 기금은 영국과 웨일즈의 가톨릭 주교들이 기탁한 25만 파운드와 가톨릭 자선 기구인 성 바르나바회에서 최근 제공한 10만 파운드로 조성돼 있다.
영국 플리머스(Plymouth) 출신인 헬라이어 신부는 1995년 사제품을 받았는데, 당시 그 신학교에서는 여성 사제직 지망자도 입학이 허용됐기 때문에 여성 사제에 대한 그의 의견은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성 사제직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가톨릭 교회와의 일치로의 여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2009년 9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령 ‘성공회 신자 단체들’(Anglicanorum Coetibus)을 발표, 성공회 신자들을 포용하기로 했을 때, 그는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자신을 부르신 순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헬라이어는 이러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성공회 신자들은 아무런 적대감도 없었다며 “사람들은 내게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내 설명을 들었지만 나에 대해 아무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나의 희망은 성직자치단이 진정 이 나라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한 부분이 되는 것”이라며 “바로 그것이 참으로 나를 들뜨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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