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1. 마리아에 대해서 「신심」을 가져야한다고 하는데 신심과 공경의 차이는 있습니까?
2. 무염시태와 관련하여 마리아카 요아킴과 안나에게서 잉태할 때 무염시태가 되는지, 가브리엘 천사가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라 한 순간부터 무염시태가 되는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3. 어린 주님을 안고 있는 마리아상은 성모성만을 강조하고 주님을 어린 아이로 격하시키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답】친애하는 박 자매님!
먼저 신심과 공경이라는 용어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신심이란 devotion 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하느님의 신비와 연관된 것에 대한 인간 마음의 항구한 신앙적 자세를 말함니다. 이에 비해 고경(veneration)은 신심의 한 요소로서 신심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성모신심이라 할 때, 성모님이 독자적으로 훌륭해서가 아니라, 성모님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하느님의 계획에 순명하고 협력하여 구세주를 이 땅에 오시게 하셨기 때문에 훌륭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낳으시고 기르셨으며, 그분의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셨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하느님과 관련된 신비를 묵상하고 그 일에 협력하신 성모님의 신앙을 본받는 것이며 우리 인간이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에 대한 여러 가지 점을 존경하고 본받고자 하는 신앙적 자세가 성모신심입니다.
한편 성모공경은 성모님의 이러한 신앙적 자세를 존중하고 그분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그분께 대한 합당한 예를 드리는 것입니다. 공경에 있어서 단계가 있는데, 하느님께는 흠숭지례를 드리고, 성모님께는 상경지례, 그리고 성인들에게는 공경지례를 드립니다.
두번째 질문인 무염시태에 대한 답입니다.
이 말은 오늘날에는 성모의 원죄없으신 잉태라는 말로 사용됩니다. 우리 인간은 아담과 에와의 원죄로 인해 태어날 때 원죄에 물들어 태어나지만, 성모님의 원죄와 모든 죄를 없애시는 구세주를 잉태하시고 태어나게 하실 분이었으므로, 하느님의 특은을 받아서 그분이 잉태되실 때, 원죄에 물들지 않고 태어나셨다는 것입니다.
세번째 질문인 성모자상의 예수님에 대한 것입니다.
자매님의 질문대로 성모자상을 보면 성모님의 우아하고 아름다우신 점이 부각되지만, 예수님은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만 보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치대로 생각해 볼 때, 우리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삼위일체의 2위이신 성자로서 신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모님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의 모습에 그러한 위세당당함을 꼭 부가해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예수님을 신앙하면서도, 예수님의 어린 아이나 소년의 모습은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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