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헌장은 이 「하느님의 백성」이란 개념을 사용하여 교회의 면모를 정의하려고 합니다.
이 정의는 교회헌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위일체의 신비와 교회의 신비를 설명하는 여러 표현들 중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기에 무척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백성이란 말은 모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마치 「삼위일체의 이콘」(교회헌장 4항 참조)처럼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뜻입니다.
즉,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각기 다른 위격을 지니셨으나 하나이듯이, 세례를 통해 거듭 태어난 신자들은 서로가 다르지만 삼위일체의 초월적인 신비와 같이, 서로가 결합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거룩하게 선택된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성서의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구약성서의 이런 전통은 계약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계속적으로 이어져 왔으며,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신비로 태어난 교회는 아무런 어려움없이 자신들이 바로 새로운 계약의 백성이기에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교회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인 모든 민족을 구원하라는 소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을 통해 뭇민족에게 평화와 복을 내리시려던 하느님의 구원의지를 만방에 퍼뜨리고 있고, 계속적으로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모아들이고 있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스라엘이 받은 모든 민족을 하느님의 백성이 되게 하라는 소명을 성사적으로 실천하는(교회헌장 9장) 공동체입니다.
이 「하느님의 백성」이란 공의회의 정의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교도권의 문헌에서 교회를 정의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1983년에 반포된 교회법전에서는 이 표현을 이용하여 제2권의 제목을 붙였으며,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누구이며, 그들의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차례로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교회의 구체적인 교계제도도 바로 이 정의가 갖는 의미와 정신에 의해서 해석되고 정립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백성』은 삼위일치의 신비를 본받아 구체적으로 공동체를 이루는 교회의 모습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하고 설명하고 있는 정의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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