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톨릭 문화 예술계에서 가장 많은 인적 자원을 지니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 신자 문인들은 이미 한국 문단에서 교회 안팎의 독자 대중에게 친숙하게 알려져 있는 유명 문인들을 비롯 상당한 수의 원로 및 중견 작가들로 매우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가톨릭문학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은 풍부하게 내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그 동안 신자 문인들의 여러 작품 활동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한국 가톨릭문학이 하나의 장으로서 교회 안에서는 물론 일반 사회에서도 주목을 받은 것 중 하나가 이미 한국 교회 초창기 신앙의 토착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천주가사」이다. 최양업 신부 개인의 작품만 20여편이 넘는 천주가사는 많은 작품들이 전해져오고 있는데 한글로 된 이 작품들은 서민 대중 속에 쉽게 소통되어 들어갔다.
이후 서구 문예 장르와 기법들이 들어옴에 따라 한국교회는 30년대 들어서면서 「가톨릭청년」등의 문예잡지에 정지용, 최민순, 윤형중, 이효상 등이 가톨릭 정신을 담은 여러 작품들을 발표했다.
해방 이후 신자 문인들의 수는 더욱 늘어났다. 이는 교세의 증가에 따른 것이기도 하려니와 민족의 수난기에 가톨릭 교회가 민족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줄기차게 기울여왓다는 데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시 부문에서 구상은 한국 현대 문단에서 거의 독보적으로 존재론과 인식론의 시세계를 보여주면서 회의와 고뇌응 통한 존재 인식에 이르고자 했다. 소설부문에서 한무숙은 자신의 여러 작품에서 인간 구원의 주제를 보여준다. 93년 세상을 떠난 고인의 뜻을 기리는 문학상이 제정돼 있디고 하다.
김남조, 홍윤숙, 성찬경, 김지하, 신중신과 수녀 시인 이해인 등 시인들이 번번하게 신앙적 소재를 시에 담아왔으며 박완서, 최인호, 한수산 등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설가들이 자신의 작품에서는 물론 교회 매체들을 통해서도 신앙과 복음 정신이 담긴 글들을 자주 발표하고 있다. 비평에서는 평론가 구중서가 눈에 띈다.
그리고 이들 가톨릭 신자 문인들로 구성된 가톨릭문인회는 신자 문인 거의 대부분을 아우르며 한국 가톨릭문학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수준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오늘날 한국 가톨릭 문학이 「가톨릭문학」일지, 또는 「가톨릭 신자문인」의 문학인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찍이 윤형중 신부가 생존시 『가톨릭문학인들이 사람은 영세를 했는데 그들의 펜은 아직 영세를 안했다』고 아쉬워했듯 신자 문인들이 자신의 작품 속에서 복음적 진리와 신앙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겠다.
반면 한국교회가 가톨릭문학과 문인들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과 지원의 정도는 그 필요성과 잠재력에 비해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가톨릭신문사가 한국교회 최초로 제정한 「한국가톨릭문학상」은 신자 문인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문학이 어떤 것인가를 개념짓는 일은 매우 어렵다. 교회를 변호하고 가르침을 설교하는 것이 가톨릭문학은 아닐 것이다. 현재 한국 가톨릭문학은 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더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진지한 고민의 노력은 문인들 각자의 개인적인 분투 뿐만 아니라 교회 지도층과 신자 모두가 지닌 관심의 정도에 따라 크게 자극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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