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旬節 시작인 재의 수요일에 우리들은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행한다. 머리에 재를 얹으면서 사제는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 갈 것을 생각하십시오』라는 창세기 3장19절의 말씀을 하시면서 우리들이 죽음을 묵상할 것을 권고하신다. 우리들은 주위에서 많은 사람이 죽는 것을 보게된다. 특히 나같이 醫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여러사람의 임종을 매일같이 보게된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 죽음과 우리하고는 아무상관이 없는듯이 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 사람의 죽음은 그사람의 죽음으로서 나는 죽음이 없는 사람처럼 느끼고 있는것 이다. 그러나 죽음은 반드시 우리에게 꼭 오고야말 숙명적인 존재이다 그러므로 각자가 지금 나는 죽는다는 假定밑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조용히 묵상한다면 이 사순절을 뜻있게 지내게 될 것이고 빠스카의 신비에 보다 합당하게 참여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죽음앞에는 모든사람이 꼭 같은 것이다. 재물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이나 권세가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죽음앞에는 모든 것이 無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죽음을 가정해 본다면 재물에 욕심을 낼 필요도 없고 명예를 탐낼 것도 없을 것이고 남을 미워하거나 시기한다든가 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상태가 될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주님께서는 바라고 계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금년 사순절에는 보다 실감나는 죽음을 체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하면서 지낼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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