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원수도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전해들은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는 즉시 북한정권에 항의문을 제출하였다. 항의문을 받은 내무상 朴일우는 주교와 면담할 것을 제의하였다. 그러나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1949년 5월 14일 홍 주교는 예정대로 서포수녀원을 방문하기위해 주교관을 떠났다 그 후 홍 주교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평양과 사포사이에 잠복하던 보위부원들에게 납치당한 것이었다.
동년 6월초 순 평양에 남아있는 신부들의 체포가 시작되어 그해 12월 8일까지 평양의 모든 신부(6명)가 체포되었다.
평양의 1만 명의 신자들은 처음으로 신부도 미사도 없는 쓸쓸한 성탄축일을 지냈다.(그 후 평양의 대성당은 소년들의 궁전이란 명칭의 소년극장으로 사용되고있다.)
신부의 체포는 평안남북도 각처에서 시작되었고 그리하여 이미 6ㆍ25직후에는 이 지방에서 신부 한명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이렇게 체포된 평양교구의 신부는 14명에 이르렀다. 한편 황해도와 강원도의 신부들도 6ㆍ25를 전후하여 전원(12명)이 체포되엇다. 체포된 한국인 주교와 신부는 모두 옥사아니면 피살또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한편 덕원수도원을 필두로 원산 고원등지에서 붙잡힌 외국인신부 수사수녀들은 4년간의 수용생활과 죽음의 행진으로 그동안 25명이 희생되었고 나머지 42명의 생존자는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그밖에 남한에서 남북된 외국인 성직자도 42명이나 되었는데 그중 생환된 자는 8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북한의 천주교 신자들은 1949년부터 불과 1년사이에 주교와 신부를 모두 잃어버림으로써 목자없는 고아신세가 되어버렸다.
한편 휴전이후 북한의 종교상황에 대하여 알려진 것이란 거의 없다.다행히 귀순자들의 제보가 있기는 하나 매우 단편적인데다가 균일하지도 않아 그것을 토대로 어떤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어느 정도의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종교행위가 지하로 들어간 것을 1954년으로 보는 이도 있고 58년으로 보는 이도 있다. 그래서 북한의 지하교회시대를 50년대 후반기부터로보면 무난할 것 같다. 휴전이후에도 몇 년간은 집단적인 종교행위가 가능하였다면 이 시기에 천주교인도 집단적으로 신앙생활을 계속했을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러한 기록은 없다. 다만 6ㆍ25동란중에 있었던 천주교인들의 집회로 미루어 그런 형태의 종교행사였을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납북된 외국인 선교사들이「죽음의 행진」중 만포와 고산진에서 만난 신자들의 말에의 하면 만포부근 마을에 15명의 신자가 살고 있는데 주일이면 신자집에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으나 주일마다 집을 바꾼다. 고 하였고 고산진에는 1백50명의 신자와 신부가 잡혀간 후에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계속하고 있던 중 뜻밖에 신부를 만나서 고백성사를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였다.
50년대 후반기에 들어가서도 천주교인들은 비밀리에 기도를 드리고 개인적으로 신앙을 고수하고 있었을 뿐만아니라 나아가서는 종교자유를 위한 투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56년에는 선천에서 이른바 「김 신부 사건」이 일어났다 김 신부는 몽유병자로 가장하고 그곳 주민을 선도하고 있던중 정체가 발각되어 결국 공상당에게 잡혀 처형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에는 이미 북한에는 신부가 한명도 남아있지 않았으므로 문제의 김 신부는 평신도에 불과했을 것이다. 또 60년에는 원산 철도공장에서 이른바 「십자가사건」이 있었다. 사건인즉 철도공장의 한 젊은 노동자가 욕실에서 옷을 벗다가 십자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인하여 원산의 천주교신자 대다수가 처형되었거나 투옥되기에 이르렀다. 공산당은 이 사건을 반혁명사건으로 간주하고 이름 계기로 하여 반종교 투쟁을 강화하게 되었다.
이밖에도 운산군을 비롯하여 천주교인이 관련되어 일어난 사건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역시 60년대에 있은 사례로서 한 제보자의 말에 의하면 그의 모친이 천주교신자였는데 개별적으로 신앙생활을 계속하여 가족중심으로 비밀리에 기도를 드리는 것을 보았다고 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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