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9월 13일 오전 9시30분 연이은 총성이 만주「하르빈」역을 진동시켰다. 당시 조선통감으로 조선 침탈의 원흉이었던 二等이 대한의 아들 安重根 의사에게 砲殺당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놀라운 소식은 대한의 국민들은 물론 중국에까지 크나큰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이 땅에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준 쾌거 중의 쾌거였다.
조국의 광복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높은 기개와 이상을 지녔으며 과단성 있는 실천의 인물이었던 안 의사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는 휴머니즘의 소유자인가는 二等을 저격했던 순간에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안 의사는 二等외에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저격했으며 二等을 저격한 후에도 다른 사람을 잘못 쏘지나 않았을까하고 크게 염려하는 인간애로 충발된 성품을 지닌 인물이었다.
『어째서 세상일이 이같이 공평하지 못한가. 슬프다 이웃나라를 강제로 뺏고 사람의 목숨을 참혹하게 해치는 자는 이같이 날뛰고 조금도 꺼림이 없는 대신 죄 없이 어질고 약한 인종은 이처럼 곤경에 빠져야하는가』조국을 강탈당한 울분을 토로하면서 한민족의 이름으로 二等을 저격한 안 의사는 하늘을 향해 대한민국 만세를 세 번 외친다음 태연히 러시아 헌병의 손에 붙잡혔다.
안 의사의 二等 砲殺사건은 러시아영토에서 계획되고 러시아의 租借지역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러시아당국이 재판을 해야 마땅했으나 완벽하게 경비를 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러시아당국은 일본과의 막후협상을 통해 안의사 일행을 일본에 넘겨주고 말았다.
안 의사는 법정진술에서 『내가 二等을 죽인 것은 한국 독립전쟁의 한부분이요 개인자격으로 이 일을 행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군 참모총장의 자격으로 조국의 독립과 동양평화를 위해서 행한 것이다』라는 거사 소신을 당당히 피력함으로써 평화를 갈망했던 애국적 삶을 다시 한 번 입증해 주었다.
당시 천주교의 독실한 회장이었던 安泰勳 진사 가문에서 안 의사의 거사는「애국운동이냐」「단순한 살인이냐」는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조국이 칠흑과 같은 어둠속에서 방황하던 시대에 사랑하는 조국을 죽음으로부터 건지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진 안 의사의 의거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我」를 버린 독립전쟁의 일환이었다.
특히 일본제국주의는 안 의사의 거사뒤 나머지 관련자들의 형기를 짧게하는 등 사건의 확대를 극력막음으로써 일본제국주의에 반기들든 거대한 독립세력이 조선에 일어나고 있음을 은폐시켜 버렸다.
안 의사는 여순감옥에서 다섯 달 동안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조선인의 기개를 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정진술을 통해 한국의 국토국권을 침해하고 동양의 평화를 유린한 것 등 二等의 15가지 죄목을 들어 일본제국주의를 통렬히 규탄했다.
조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염원은 옥중에서도 머추지않아 안 의사는 5개월의 옥중생활동안 「자서전」과 「동양평화론」을 집필、뚜렷한 역사의식을 후대에 남기고자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안 씨 집안과 친분을 갖고 안 의사와 그의 아버지 安泰勳에게 세례를 주어 전교에 앞장서게 했던 불란서人 洪錫九 신부는 여순감옥을 찾아 안 의사에게 고백성사를 주고미사를 봉헌하는 등 안 의사의 신앙세계를 더욱 살찌우도록 배려했다.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안씨가문의 주춧돌과 같은 용맹한 청년 安 토마는 32세의 젊은 나이로 한이 많았던 생애를 마쳤다. 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는 큰 뜻을 가슴에 품고 고향을 떠난 지 2년만이었으며 그 큰 뜻을 실행에 옮긴지는 불과 5개월이 채 못 된 어느 봄날이었다.
조국을 위해서라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뜨거운 조국애와、죽음은 영원한 삶이라 믿었던 확고한 신앙 속에 불꽃처럼 살다간 의사 安重根은 그토록 사랑한 이 땅의 동포들에게 피 끓는 최후의 유언을 남겼다.
『나는 천국에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 쓸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된 의무를 다할 것이며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도록 하십시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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