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자들의 말에 의하면 70년대에 이르러서는 이미 종교가 문제시되지 않고 따라서 박해의 필요성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73년 신헌법에는 소위 「종교자유」조항에 구헌법에는 없던 「종교반대의 자유」란 구절이 삽입되었다。아직도 종교가 말살되지 않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종교말살후의 이른바 종교적 잔재마저 소멸 시키기 위한 조처였을까? 더욱 기이한 것은 기성종교가 소멸되는 반면 공산정권에 의해 조작된 새로운 종교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그 하나는 남북대화이후 「기독교도연맹」「불교도연맹」「청우만」같은 어용종교단체를 부활시키고 있다는 점이요 또 하나는 김일성주의의 종교화이다。이제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하느님을 대신하고 그의 주체사상 확립을 위한 10대원칙이 십계명을 대신하고 사회주의의 지상낙원이 천국을 대신하게 되었다。
김일성주의가 다름 아닌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의 공산주의에 지나지 않고 있는 것처럼 김일성의 종교이론과 그 정책 또한 이미 완성된 공산주의의 종교이론과 종교정책을 담습한데 불과하다。『예수를 믿든지, 불교를 믿든지 그것은 본질상 다 미신을 믿는다.』는 김일성의 말은 곧 『종교가 자연과 사회의협에 대한 공포에서 생긴 미신이고 과학의 적이다』는 공산주의의 종교이론을 바탕으로 한거시다。이러한 종교관이 근본적으로 무신론과 유물론에 입각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이 입버릇처럼 외는 『종교는 착취자에게는 착취의도구이고 피착취 자에게는 아편이다。사회주의가 건설되면 종교는 자연사라 진다』는 말도 공산주의에 공통되는 종교이론이다。사회주의제도가 확립되면 종교의 사회적 근원은 없어진다는 이론은 바꾸어 말하면 종교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근절되어야한다는 뜻이다。그러므로 북한을 위시하여 모든 공산국가가 취하는 종교정책의 궁극목표는 종교의 파괴요 근절이다。종교를 근절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공산국가사이에 차이가 없지 않으나 대동소이하다고 하겠다.。
침략이 성공하기까지 공산당은 반종교선전은 하면서도 도리어 종교를 이른바 자본주의의기반을 파괴하는데 이용한다.。그러나 침략에 성공하면 직접적인 반종교 투쟁을 개시하고 북한에서 이미 수행된 것과 같이 교회재산의 몰수밀정제도 종교교육과 주일집회의 방해내지 금지 등등 온갖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공산당은 종교를 근절시키는 데 있어서 소수와 다수집단을 구별하고 전자에 대해서는 강제수단을 사용하는 반면 후자에 대해서는 우선 내부분열의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다。
북한정권이 기독교도연맹불교도연맹 청우당같은 어용단체를 만든 것은 이상의 종교단체를 다수집단으로 간주한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우선 이들 종교단체 안에 분 열군을 만들어 그들로 인하여 이들 종교단체들이 자멸하기를 꾀한 것이다。그러나 천주교에 대해서만은 중국에서와는 달리 (소위 천주교애국단)북한에서는 이방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처음부터 강제수단이 적용되었다。어떤 이유에서 이었을까? 천주교를 소수집단으로 보고 경시한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강제수단이 아니고는 근절시키기 어려운 단체로 중시된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천주교가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북한에서 빨리 사라진 금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공산국가의 종교말살정책은 이른바 세계혁명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그리스도교의 이념과 목표가 그리스도교적(영적)신인간이라면 공산주의의 목표는 마르크스적 (물적)신인간이다。이렇게 정반대되는 인간관에서공산주의가 승리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그리스도교를 말살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에 대한 공산국가의 박해는 잔인하고 치열할 수밖에 없다。그리하여 그리스도교회는 로마시대의 박해이래. 20년대 외 소련에서의 박해를 필두로 동구공산국가와 중국 등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최대의 박해를 겪고 있는 것이다。그중에서도 북한의 종교박해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북한의 공산화가 다른 공산국가들과 비교하여 최단기간에 관철될 수 있었다면 아마 북한이 천주교를 위시하여 모든 종교를 신속하고도 철저하게 말살시킨 덕택이라고 하면 과언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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