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수련장 신부님이 날 부르셨다. 그는 심각한 뜻의 이름을 가진 이 池 수사를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보며『에른스트 수사, 제발 중용을 잘 좀 지켜주시오. 어쩌면 당신은 쓸모있는 사람이 될것 같소』라고 하셨다.
3년후「뮌헨」에서 신학공부를 하게 됐을때도 사감신부와 나의 생각은 같지 않았다. 그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나를 개별적으로 불러 훈시를 하곤했는데 내가 완전히 딴사람으로 변하지 않으면 종신서원 평가에서 낙방되리라는 경고였다. 그러나 나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내가 좀 다른 사람으로 변했나보다」하고 뿜내려던 순간, 이번에는 대원장께서 부르셨다. 그는 냄새로 즐기는 코담배를 한줌 두둑히 코에 넣으시더니『에른스트 수사, 평가결과 별로 좋게 나오질 않았소. 겨우 통과됐단 말이오』라고 말했다.
나는 즉시『앞으로는 좋은(착한) 수도자와 사제가 되기로 노력하겠습니다』하고 말했더니 대원장은『그것은 모든 젊은이들이 종신서원전에 누구나 다 하는 말이오』하고 냉엄한 표정을 지었다.
그후 나는 결국 북한선교를 위해 파견이 됐으나 그곳 주교님과도 나의 생각이나 성격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자주 불려갔다. 그럴때마다 으레『주교님,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교님은 엄한표정으로『에른스트 신부, 당신은 이렇다니까요. 바보스런 짓을 해놓고는 용서를 빌고 그러고서는 5분도 못돼 다시 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않소?』하고 내동댕이쳐진채 바닥에서 영영일어나지도 못할정도로 노발대발 꾸짖으시며 내가 어떤경위로 한국에 오게됐는지를 말씀하셨다.
주교님은 대원장님께 가서 한국에 필요한 선교사를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없다고 하셨다는데 거듭 부탁드리는 주교님에게 대원장님은『보니파시오 아빠스님 선교사가 없다니까요. 한 사람 젊은신부가 있읍니다만 그 사람과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단 말이오. 원하시면 그 신부라도 데려가시오. 그 지에른스트 신부말이오』라고 말씀하셨단다.
나는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면 내가 어떤 추천으로 선교지방에 파견됐는지를 동료들에게 얘기해주고싶어 가능한한 빨리 주교님 곁을 빠져나오려 했다.
갑자기 동료신부 한분이 세상을 떠났다. 주교님은 때마침 경제원조를 받으러 미국에 가고 안계셨다. 그래서 부주교이며 원장이었던 루치우스 신부님이 나를 동료대신 본당신부로 임명했다. 그런데 주교님께서 돌아오셔서 하시는 말씀『내가 여기 있었더라면 당신은 아직 본당신부가 되지 못했을거요』이었다. 그때 나는 웃으면서「사공이 놀랄일은 아니지요」라는 노래를 했는데 아니면 하느님께서 나를 참으로 훌륭한 분도회 정신으로 교육받게 하신 것을 감사했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성 베네딕또께서는 수도자가 모욕을 견뎌내기 위해서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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