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성과 전달성 등 현대문명이 낳은 훌륭한 도구-영화예술은 수십년동안 각 분야에 걸쳐 눈부신 발달을 촉진시켜왔다. 그러나 가장 효율적인 전달매체로 손곱히는 영화예술이 우리 한국가톨릭교회에서는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최근「이태리」에서「영화예술」을 전공하고 귀국한 영화감독 백일성씨(프란치스꼬)가「빠리」가톨릭 한인교회회보「해맑은」誌를 통해 발표한 논문「가톨릭과영화」를 간추려소개, 2백주년을 앞둔 한국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전교수단의 하나로서 영화예술의 효용성을 점검해본다.
얼마전 몇분의 학사님들이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들리셨다. 그날도 언제나 처럼『김치하고 구수한 된장국이 있었으면 좀…』어쩌고하며 저녁밥을 한상 잘차려 먹고나서 이런저런 얘기중에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영화에 대한 것을 가톨릭과 연관시켜서 무슨 글을 좀써보면 어떻겠느냐』는데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다시말해서「가톨릭과 영화의 관계 대한 학구심」내지는「가톨릭 전교의 수단에 있어서 영화의 효용성」이라는 문제가 될것이다. 개인적으로 일찍부터 이 문제에 대해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또 한앞으로의 한국교회들위해 극히 중대한 문제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고 본다.
그래서 『좋은 얘긴데…』하며 학사님들과 서로 타협을 보고, 이 졸고를 진필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첫쨰는 하느님의 말씀과 영화예술을 사랑하시는 신자들과함께 하느님이 주신 영화예술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우리가 그분의 뜻을 어떻게 표현했었으며 또 한앞으로는 어떻게 표현해야할 것인가 하는 것을 함께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둘째는 좀더 구체적인 것으로서 그토록 훌륭한 표현수단이 영화가 한국천주교회에서는 이용되지않고 있는데 대한 안타까움에서 하느님의 위대한 도구중의 하나인 그것이 이제부터는 제대로 활용되게끔 기도하는 마음에서이다.
크리시챠니티에 관계된 영화의 유형을 편의상 그 소재 선택면에서 크게 둘로 나누면 성서에 나타난 인물이나 사실을 다룬 영화와, 성서를 떠나서 그 시대와 인물을 자유로이 설정한 영화의 두 가지로 나눌수 있다.
과거의 영화에 있어선 대개가 전자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었으며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에피소드를 교리론적인 입장에서 분석한후에 영화화하는 것이라기보다 성서상의 스토리를 연결하여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지극히 평면적인 작품들이었다. 이에 대표적인 영화로「왕중왕」이나「심계」등을들수있다.
인간의 감정이나 행적을 전달하는 방법중에서 가장 원시시대부터 사용된 방법이 그림이고 그 다음이 활자라면 원시 기독교대의 최선의 기록수단은 오로지 활자화하는 것 뿐이었으므로 그리스도의 행적은 오직 글로써만 남겨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늘날 영화의 사명은 활자가 숙명적으로 지니고 있는 표현의 한계성속에 갇혀있는 성서의 참뜻을 영화의 그 풍부한 표현방법으로 다시금 부활시켜야 한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위에 예를든「왕중왕」등의 영화에서보듯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표면적인 사실에만 입각하여 영화한 점에 대해 지극히 아쉬운감을 느끼지않을 수 없다.
그런유의 영화, 다시말해서 그런 평면적인 영화에서일수록 우리는「하느님께 영광」이라든가「축복」이라든가 하느말을 자주 듣게되는데, 그 말들이 지닌 무섭도록 의미심장한 뜻을 관객들이 과연 소화시키고 넘어갈 수 있겠는가 하는데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쿼바디스」에서 꼴로세움의 사자들에게 물려죽은 숱한 순교자들의 유해를 앞에두고 어느 한 등장인물이「그대들은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로다」고 말했을 때 대부분의 관객들은 처참히 죽은 시체의 형태와「축복」이라는 말의 연관성에서 큰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평면적인 영화가 가지고있는 결함들의 유래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자들의 어떠한 박해에도 굴하지않고 죽어서 하느님의 나라로 갔다하는 그러한 주일학교적인 사실에만 더욱 치중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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