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H본당을 찾아가 그동안 주일학교연합회 지도신부님으로 계시면서 많은 도움을 아끼지 않으시던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연합회가 하고있는 일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말씀을 나눈뒤 H본당의 주일학교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그리고 역전에 연합회 연수회에 참석했던 교사들의 안부를 물을면서 K여선생에 대한 근황을 물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K여선생은 가정을 가진 주부로서 위로는 시부모를모시고 슬하에 두아들을 거느리고 거기에다 현직교사로 열심히 일하는 분이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매일 출근하는 학교가 시골이어서 만원시외버스를 타고 붐비면서 매일 70여 리를 출퇴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몇 명 안되는 어린이를 모아놓고 주일이면 주일학교를 개최한다고 했다.
나는 신부님으로부터 이 말씀을 듣고 얼마나 놀라고 감격스러웠는지 코끝이 시큰해옴을 금할수 없었다.
연합회 연수회때 그토록 명랑하고 활기있던 K여선생이 분명히 처녀려니 했더니 그처럼 가정주부였고 현직 교사로서 위아래로 대가족을 뒷바라지하는 살림꾼이었다니 얼마나 기쁜감격의 소식이란 말인가. 나는 당장 그 K여선생집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반갑게 받아주면서 직접 보고싶다고 추위를 무릅쓰고 성당으로 와주었고 오랫만에 이처럼 어려운 길을 왔으니 대포라도 나누자면서 K남선생과 함께 샨데리아가 아롱지는 맥주홀로 안내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지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계속 H본당주일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부탁하고 헤어졌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주일학교를 계속하는 교사들이 있음을 볼 때 도시본당에서는 너무나 좋은 환경과 조건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당마다 교사부족이요 운영이 잘 안되는 것은 분명 용기와 사랑이 없기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봤다.
툭하면 바쁘다, 아는게 없다, 소질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손을 저었고 더군다나 현직교사가 주일학교를 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현실속에서 그러한 무명의 교사가 고귀한 땀을 훌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겠고 또 그런분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와 지원이 있어야겠음을 다시한번 외치고싶다.(계속)(경화본당)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