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영화, 즉, 1970년 이후의 영화를 살펴보면 앞에서 예를 든 그러한 영화들에서 느끼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우선 느끼게 한다.이것은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 자신들의 감각이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천해가기 때문이며, 이런 현상은 비단 영화에서 뿐아니라 다른 예술부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특히 영화 예술에 있어서 그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는 한마디로 영화가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요소로 이뤄진 영화예술의 특성중의 하나가 시대와 상황에 극히 민감하다는 것은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관객의 요구에 맞추기위해 영화자체의 표현능력을 끊임없이 개발해 나가고있다는 점과 또 한가지는 상업적인 이유로해서 영화란 어디까지나 관객의 기호에 맞게끔 만들어져야한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앞에서 영화감각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렇다면 영화감각이란 무엇인가. 모든 예술부문이 다 각기 자신의 독자적인 감각을 지니고있듯이 영화예술도 화면자체내의 조화나 또는 화면과 소리와의 조화에 의해서 마음에 어떤 움직임을 주는 것이라 하겠다. 예를들면 초승달을 여우의 울음소리와 함께 들으며 바라볼때와 가야금소리를 배경으로 바라볼때와는 전혀다른 느낌을주는것이다.
영화의 감각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위해서 요한복음중의 「토마스의 불신앙」대목을 아래와 같이 나누어 보았으니 그것을 읽고 차이점을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예1>
예수 - (걸어와 제자들 앞에 서며) 당신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토마스 - (당혹함과 의아스런 표정을 지으며 서있다)
예수 - (천천히 시선을 옮겨 토마스를 보며) 당신의 손가락으로 내손을 만져보시오. 또 당신의 손을 내옆구리에 넣어보시오.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으시오!
토마스 - (일순 회오리처럼 이는 감격에 땅위로 몸을 던지며) 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예수 - 당신은 나를 보았기 때문에 믿소? 나를 보지않고도 믿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예2>
예수 - (걸어와 저자들앞에 선다.가냘픈 어깨, 피곤에 지친 얼굴 - 집밖에서는 매서운 바람이불고, 스치는 바람에 닫힌 문들이 덜컹댄다 - 사랑이 가득담긴 눈빛으로 제자들을 보며) 당신들께 평화를 빕니다.
토마스 - (당혹함과 의아스런 표정으로 서있다)
예수 - (천천히 시선을 옮겨 토마스를 바라본다. 가슴깊은 곳으로부터의 연민의 정이 솟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눈에 이슬을 담는다. 그리고 토마스의 머리를 쓰다듬듯 그에게 한쪽 손을 천천히 펴보인다.)
토마스 - (일순 회오리처럼 이는 감격에 땅위로 몸을던지며)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예수 - …나를, 나를 보지도 않고 믿는사람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세계영화의 감각은 15년내지 20년을 단위로 변화해 가지않나 생각된다. 최근 그리스도를 다룬 영화에 있어서 이런 감각의 변화와 함께 또다른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가 있으니 그리스도의 신적인 면(신성)보다 인간적인 면(인성)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신이면서도 인간적인 예수를 영화에서 다룬다는 것은 마치 줄타기하듯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된다. 어떤 위험성을 지녔다하더라도 예수의 인성을 더 부각시킨다고 하는 점에서는 우선 찬동해야할것같다. 예수도 인간이었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 언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의 하나는 그가 지닌 신성이 우리와 다르다는 이질감때문이다. 그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와 또 인류에 남기고간 교훈을 영화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론은 수차 변화를 가져 왔었으나 현재의 우리들이 가장 알아듣기 쉬운 방법은 그도 우리처럼 피곤에 지쳐 있었으며,죽음의 잔 앞에서는 우리처럼 몸부림쳤었다는데에 관한 강렬한 표현,즉 성서의 직역보다 의역의 방법이 가장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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