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試준비로 못나와
W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어머니가 독실한 신자여서 그는 어릴적에 영세를 받았고 이제껏 성실하게 학생활동에 참여해왔다.
그는 고2에 진학하면서부터 대입을 위한 준비에 몰두하였다. 학교공부를 매우 잘하는 편이어서 그는 장차 法大에 진학할 생각을 갖고있었다.
지난2학기초에 그는 지도교사를 찾아와『입시 준비를 위해서 당분간 성당에 못나오겠다』고 말하곤 그이후부터 일체 성당에 발을 끊었다. 물론 지도교사는 여러 예와 이유를 들어 미사만이라도 참석토록 설득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W의 어머니도 만나 도움을 요청하였으나『그 고집을 어찌할 수 없노라』고 하였다. 지도교사는 다시 W를 만나 생각을 고치도록 말했으나 막무가내였다.
『선생님, 저는 대학에 붙어야 합니다. 앞으로 1년반 동안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합격한후엔 성당에 열심히 나오겠습니다 대학에 떨어지면 전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요일 미사만 참례하라고 하시지만 미사한번 나가면 일요일 하루종일을 망칩니다. 마음이 부산스러워져서 공부가 안돼요. 물론 무슨일이건간에 미사에 빠지는 것은 죄가 된다는건 저도 압니다. 그러나 어떻게 합니까? 우선 제게는 대학에 합격하는게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데요 합격할때까지만 성당에 좀 빠질께요. 아주 냉담하겠다는것도 아닌데 뭘그러셔요』
知行不一致의 代表的인 例
교육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지행불일치(知行不一致)라는 말을 자주쓴다.
예컨대 정직에 대해서 많이「안다」는 것이「정직한행동」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사이에는 거리가있다. 이거리는 습관에 의해서 메워질 수 있다. 「아는 것」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습관화의 과정이 요구된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W의 경우, 그는 입시준비 때문에 성당에 나오지않는 것은「나쁘다」고 알고있다. 그럼에도 그는 미사에 참례치 않는다.
아는바대로의 행동이 뒤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W에게 미사습관이 제대로 형성 되었더라면, 오히려 그는 미사에 빠진채 집에서 하는 공부가 제대로 잘안된다고 느끼게 되었을것이다. 현재의 W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미사참례습관의 형성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는 이미 미사습관의 형성기회를 놓쳤다.
따라서 이번 W의사례는 W에 대한 지도라는 점에서 보다는 앞으로 W와 같은 경우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인 교훈의 예로서 참고함이 나을듯하다. W와 같은 사례의 예방을 위해서 우리는 학생들이 미사참례행동과 이에 경쟁되는 다른 대안적인 행동들(놀러간다든지, 공부한다든지 하는 행동을)사이에서 고민ㆍ갈등하다가 급기야 대안행동을 물리치고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끔 되는 습관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러 곤란한 점에도 불구하고 왜 미사참례가 더 중요한지를 곰곰히 따져보는 판단력을 증진하는데 효과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미사습관을 고착시키는데 유용하다. 이제 구태여 W에 대한 지도방안을 말한다면 ①우선 W에게 신앙생활이란 것이필요할때는 미루고 미루다가 한꺼번에 해치울 수 있는 숙제와 같은 것이 아님을 인식시켜야하고 ②미사참례를 공부시간의 침해라는 부정적 견해에서 보지말고 오히려 공부에도 도움이되는 시간으로 보고, 또 도움이 되는 시간으로 스스로 만들도록 유도하며 ③W에게 예컨대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미사보다는 새벽이나 저녁미사를 택하게하여 최대한 공부와 신앙생활을 조화속에서 병행할수 있도록 조언해야 할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