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영화의 관계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자.
오늘날 영화의 효용성에 대해선 말할 필요도없이 그 가치를 익히 체득하고 있다. 우주인들의 달 탐사에서부터 코카콜라의 선전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기록성과 전달성은 현대문명이 낳은 아주 훌륭한 도구로서 모든 분야에 그 기능을 다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 슈퍼맨적인 힘을 가지고 도처에서 눈부신 활약을하고있는 영화가 유독 한국천주교회에서만은 그의 존재가 행방불명이 되고 있으니 실로 그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할길이없다. 영화를 만들만한 돈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영화를 만들만한 사람이 없어서일까? 이런 저런 이유도 아니면 영화를 만들 의욕이 없어서일까? 그이유야 어찌되었든 영화가 한국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크고 많은 일을 못하고 있으니 엄청난 손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서구사회와 달리 한국에 있어서의 가톨릭의 역사는 극히 짧아 가톨릭문화형성 및 토착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 선인 복자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온 한국가톨릭을 꽃피우기위해서는 이제 우리들의 땀이 필요할 때이다. 이에 선인들의 행적을 충분히 더듬어보고 단순한 기념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행적을 오늘에 반영하여 교훈을 삼으며 또한 종교인으로서 반성해볼 기회를 갖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또 한 가지의 값진 소득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와 선인들과의 친밀감을낳게한다는 것이다. 위에 예를 든 그러한 일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것중의하나가 영화이다. 훌륭히 만들어진 영화를 통해 우리가 받아들이는 김대건신부는 이미동상속에 갇힌 차디찬 김대건신부가 아니다. 예술로서의 영화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무한한 표현능력을 가진 영화를 통해 우리들의 가슴속싶이 새겨진 김대건신부는 그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감동의 덩어리로서 남게 되며 그렇게 받아들여진 김대건신부에대한 개념은 이미 한국가톨릭사속에 갇힌 인물이 아닌,현재 우리들과 함께숨쉬고있는 싱싱한 생명체로서 우리들안에서 우리와함께 생활하는 인물로 정착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꼭 덧불여야할 점은 한마디로 말해서 영화를 이용하여 앞에 예를 든 그러한 모든 성과를 거두기위해서는 영화에서 종교냄새가 나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영화가 해야 할 일중에서 뺴놓을수없는 것이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는 일이다 특히 구호가 아닌 감동을 동반한 설득력으로 영화 참된 길을 제시해줄 때, 그 만들어진 영화의작품의 수준에 따라 지대한 사회도덕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것이다. 가톨릭의「진리구현의길」이 라면에서 볼 때 이러한 사회정화의 일도 한국교회가 당면한 일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마지막으로, 한국천주교회에서 영화의 효용성을 익히 알고 있다면 혹시 그 일을 누가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지나않는지 모르겠다. 되도록 빨리 소극적 자세를 버리고「그리스도를 따라 그리스도를 향해 과감히 바닷물에 뛰어들어야만할 때」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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