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이 독실하다”
E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다. 그는 몇대에걸친 천주교집안에서 태어났고 아주 어릴적부터 독실한 신앙생활을 해오고있다.
E는 천주교회야말로 정통적인 교회이며 이 교회를 통해서만 하느님의 구원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E는 천주교회 이외의 교회에 대해서는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가져 프로테스탄트교회에 다니는 사람들과는 이야기조차 하지않으려 한다고 한다.
성당내에서도 E는 친구들이 간혹 신앙에 회의적이거나 불경스런 얘기를 하거나 미사나 행사에 빠지면 그들에게 이유를 추궁하려하고 꾸짖기조차하며, 친구가 기분나빠하면 신앙심이 모자라서 그렇다고 떠들어대곤 한다.
E는 성직자에 대해서 대단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서 만일 어느친구가 그분들께 조금이라도 볼순하거나 나태하게 대하는듯하면 E는 대번 그친구에게 불호령을 내리고 싸우려조차한다. E는 언제나 성당친구들에 대해서 불만이많다. 왜냐하면 친구들의 신앙태도가 너무 나태하고 소극적이며 성당에 나와서하는 활동도 신앙을 위해서 보다는 재미삼아 하는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E는 다른 모든 친구가 적어도 자기만큼한 독실한 신앙태도를 가져야한다고 믿고있다. 그의 눈에는 다른 친구들은 (가끔은 지도교사까지도) 모두 사이비 신자처럼보이는듯하다. 그래서 그 친구들은 꾸짖고 이끌어주는 것이 자기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하며 이것은 결국 그들에게 큰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E의 친구들은 E와 어울려있기를 꺼려한다. 그의 잔소리와 구박, 그리고 결벽증 소리와 구박,그리고 결벽증적인 신앙태도에 질린때문이다
E는 자기가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고있음을 느낀다.
그는 자기를 소외시키는 친구들을 「가엾고, 뻬뚤어져」큰일났다고 지도교사에게 거듭 말해오고있다.
“메시아 콤플렉스”
초등부의 경우는 그룹분위기 조성이 거의 전적으로 교사의 능력에 좌우된다. 그러나 중등부 지도에 있어서는 교사의 능력 못지않게 동료간의 대인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중고등학생들에 있어서는 대인관계 특히 동료간의 관계에 매우 민감하다. 한 그룹내에 마음에 안드는 동료가 있을 때 그들은 쉽게 그룹을 탈피하기도 하고 노골적인 배척과 불신을 보여짝패를 형성케 된다.
그룹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참여 부진형도 조심해야 하지만, 과잉 참여형도 주의해야한다. 의욕이 없고 자주 빠지면 발언이 없는 사람,또는 반대로 유벌나게 적극적이며 주장이 많고 그룹목표에 결벽증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이 모두는 그룹운영에 도움이 되지못한다.
특히 종교단체 또는 이념집단의 경우 과잉참여형이 그룹분위기를 깨는 예가많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메시아 콤플렉스 (Messiah Complex)가 그것이다. 나만이 독실하다고 믿고,그래서 남도 나와 같은 방식으로 생활해야한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다. 앞의 E도 어느면에서 메시아 콤플렉스의 한 예라 볼 수 있다. 그는 자기의 옳음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동료에 대한 간섭ㆍ잔소리ㆍ과도한 요구가 왜 잘못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친구의 잘못만 눈에 띄고,자기 행동에 대한 반성을 하지 못한다.
E에 대한 지도는 ①신앙태도는 자신의 결단과 자발성에 기반을 두는것이므로 타인의 신앙태도에 대한 간섭은 월권임을 이해시키고 ②이제까지의 E의 태도가 동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 지를 생각토록 유도하고, 동료들에 대한 그의 「염려」를 종래와는 다른방식으로 표현할수 있게끔 지도하며 ③피정과 같은 그룹집회시간에 동료친구들로 하여금 E에 대한 느낌을 솔직이 토로케 하고, 또 왜 E가 그런 행동을 했겠는지 추측케 하고, E가 그에 대한 변명 또는 반론을 제기하도록해서 E와 그 동료들이 상호의 입장을 동찰할수 있도록 유도한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