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바티칸」공의회는『평신도란 산품과 교회에서 인정된 수도 신분에 속하는 이들의 모든 크리스천을 말하는가.』(교회 헌장31)이라고 정의했다. 「평신 사도직에 관한 교령」이 반포되면서부터 평신도란 낱말이 점차 일반화되었으며 평신도의 신분도 똑똑히 부각되어 왔고 그 교유 임무도 제시되고 있다.
그 임무는 교령에 나타나 있듯이 세속에 살면서 세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평신도의 특징이라면 이 특징을 최대한 살려 세상의 누룩이 되고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깊숙이 파고들어 하느님 말씀을 전달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성직자나 수도자가 할 수 없는,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평신도만의 영역인 것이다. 남녀노소 신분의 고하 직업의 구천 지식 교양 환경들과는 관계없이 각자에게 알맞은 이 영광스러운 임무가 각양각색으로 맡겨진 것이다.
자기 혼자서 할 수 있거나 해야 할 임무가 있고 어떠한 특수환 경속에서 해야 할 임부, 그리고 조직체 안에서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임무 등이 있을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변협)는 이러한 임무 완수를 목적으로 생긴 단체(협의체)인 것이다.
여기서 한국 평협이 걸어온 길을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아직 변협이란 어휘조차 없었던 2백 년 전에, 우리 민족 스스로가 직접 받아들여 온 복음을 우리 평신도들의 손으로 성직자 없이 60년을 간직하고 가꾸어온 사실은 세계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그러나 변협이 한국에 정식으로 생긴 것은 13년전의 일이다. 그 당시 출발 과정은 정상적인 것이 되지못했다. 전북 변협이 먼저 생겨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머리만 있고 팔ㆍ다리ㆍ몸뚱이 없는 불구아』이었던 것이다.
나 자신에게도 변협이란 낱말이 생소했고 심지어 교구장을 비롯한 성직자들 중에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던 중『변협이 어느 본당에 경리 감사를 하려고 덤벼들었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알아본 결과 근거 없는 풍문에 불과했지만 변협은 푸대접 내지 학대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고 한때는 자폭 론까지도 나왔다. 어떤 때는 연도(年度)예산이 주교 회의에서 통과되었으나 집행 과정에서 차질을 일으켜 꼼짝달싹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역대 총재 주교 지도신부들의 과감하고 현명한 보살핌으로 변협이 제 궤도를 찾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근년에 와서 각 교구마다 (1개교구 제외)교구 변협이 조직돼 있고 본당마다 나름대로의 변협 형태를 갖추게 돼 전국 변협의 면모가 갖추어지게 되었고 교령에서 가르치는 변협 본연의 일을 하게 돼 부분적으로 나마 열심히 뛰고 있다. 김기철 회장의 꾸준한 인내와 노력도 높이 평가하는 바이다.
81년은 조선 교구 설정 1백50주년이 되는 해이고 84년이면 공인된 우리나라 최조의 신자 이승훈 베드로가 영세한지 2백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 평신도의 임무가 정말 중차대(重且大)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아야 하겠다. 자기 혼자서 할 수 임무는 나름대로 하자고 있을 것이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먼저 자기 성화, 하느님과의 일치를 대전제로 삼아야 하겠다.
특수 환경에 있는 이들의 임무에 대해 교령은『교회의 자유가 심하게 제한된 지역에서……. 곤란한 환경 속에 있는 평신도들은…….자신의 자유와 때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무릅쓰고 그리스도 교리를 가르치고 이끌도록』권유하고 있다. 영웅적 용기를 고취하는 구절이다.
조직적 사도직의 임무에 대해 생각해 보자 고한다.
지금 우리 교회 안에서는 여러 단체가 있고 각기 자기 분야를 뛰고 있다. 각 본당 단위의 단체 및 교구 단위 전국 단위의 단체들을 열거 해보면 한국 가톨릭 노동 청년회(JOCK)한국꾸르실료 협의회 ㆍ여성연합회ㆍ의사협회ㆍ학생회ㆍ대학생연합회ㆍ중고등 교사연합회ㆍ빈첸시오 아 바오로회ㆍ인성회ㆍ농민회ㆍ나사업가연합회ㆍ미술가협회ㆍ병원협회ㆍ보이스카우트ㆍ걸스카우트 저널리스트 클럽ㆍ교도소사목회 ㆍ법조인협회ㆍ레지오마리에ㆍ푸른군단ㆍ군종후원회ㆍ성소후원회ㆍ성프란치스꼬 재속형제회ㆍ운다코리아ㆍAFㆍ한국교회사연구소ㆍMAW추진해ㆍMEㆍ농촌 여성회ㆍ음악인협회ㆍ예술인협회ㆍ주일학교 교사연합회ㆍ중고생 지도자 연합회ㆍ행복한 가정 운동 ㆍ성령쇄신봉사회ㆍ성서모임 등이 있다.
이러한 기구 가운데는 국제적인 기구의 지부 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국제기구에 가입한 단체도 있다. 따라서 단체의 성격이나 구성 멤버로 봐서 변협과 유대를 갖기에 어려운 단체도 있다. 이러한 단체를 제외한 모든 단체는 변협과 유기적인 연관을 갖고 유대를 강화하여 상호 협조하는「하느님 공동체」를 이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변협의 일을 살펴보면 회장 및 단체장 연수회 여성 지도자 연수회 신앙 대학 피정 지도자 연수회 등을 해 왔으며 결혼상 담도 준비 중이다. 이외 중고등 학생 웅변대회 각 본당 대항 친선 테니스 대회 등도 주최했고 내년에도 이러한 행사는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변협은 교구 본부 주과의 여러 행사 연수회 등에서 봉사하고 있다. 평협간부들은 경향 각본만의 요청으로 신자 연수회 중고등 학생 연수회에서 강의와 지도를 맡고 있는데 금년에는 1백30~40회 된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몇 가지는 아직 사도직을 위한 초보적인 교육의 일부분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평신도에게 바라며 변협에서도 연구 노력해 야할 교령 지침은 이제 부터가 아닌가 한다.
각 본당 단체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아직 이런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신자들이 많이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중에서 자기 적성에 알맞은 단체에 들든가 새로운 단체를 조직하든가를 권하며 특히 30대청 년들의 활동을 부탁하고 싶다.
다음 가정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교령에서도『만물의 창조주께서 결혼 생화를 인간사회의 원천과 기초로 삼으시고…….부부와 가정의 사도직은 교회를 위해서나 시민사회를 위해서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즈음 ME운동이 활발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자기가 살고 잇는 사회 공동체의 정신ㆍ풍습ㆍ법률ㆍ조직 등을 그리스도 정신으로 충만케하는 사회 분야의 사도직은 평신도들의 독점적 책임이고 의무인 것이다.
또한 활동 무대를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도 넓히라고 교령은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교계와 긴밀한 관계를 보존하고 참된 사도직의 목적을 다양하게 추구하면서 교회에서 요구하는 활동을 과감히 펴 나가야 되겠다.
끝으로 이제까지 펼쳐 오던 시성 시복 운동도 꾸준하게 더욱 열성으로 해야 하며 1백50주행사와 2백주 행사를 위한 모든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가져 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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