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부제직 도입돼야

오늘날 종신부제직에 관해서 언급한다는 그자체를 기이하게 생각하는 성직자나 신도가 많은것이 한국교회의 실정이 아닌가한다. 한국교회의 구성원 거의가 다 종신부제직에는 별관심이 없는것 같다. 사실 종신부제직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는 전혀 느낄수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제기한 부제의 임무와 종신부제직의 부흥이라는 분제에는 아랑곳없는 듯이 그것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지극히 강한것 같다. 한국주교회의가 지난날 이 문제를 정기총회의 안건으로 다루었단 사실을 전제로 하고 말이다.

물론 종신부제직의 문제는 간단치가 않은것이다. 역사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사목적측면에서나 참으로 복잡한 미해결의 문제가 없지도않은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창립 2백주년을 맞이하려는 이 싯점에서 어떻든간에 종신부제직의 문제를 공의회의정신에 따르고 또 바오로 6세의「종신부제직을 부흥시키기위한 일반규칙」에 관한 자의교서에 비춰보며 그리고 종신부제직 부흥의 이미를 이해하기위한 최근까지의 신학적연구를 참조해서 꼭 짚고넘어가야할 것으로 믿는다. 종신부제직의 도입을 긍정적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그의 실현을 촉구하는 입장에서서 말이다.

그런데 종신부제직을 놓고 생각하려 할때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몇가지가있다.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또 일반신도자이든간에 거의 대부분이 첫째로 부제직을 사제직에의 한단계로만 여기고 준비단계로 보려는 것이며 둘째로 종신부제는 결국 惡流의성직자인데 이왕이면 사제가 될것이지 하는 것이며 세째로 사제부적을 비롯한 여러가지 사목적 정세에 비추어 실용적 측면에서만 고려하는 것이며 넷째로 실제로 필요하긴한데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하는것이다. 사실 이와같은 몇가지 문제의식이 종신부제직을 도입하는데있어 큰 장해요소가 되고있다. 추측컨대 한국주교회의도 지난날 한두번 사제의 부족이라는 사목적 정황에서 생기는 실용적 측면을 염두에 두고 논의했던것 같다. 한편 적지않는 나라의 주교들도 종신부제의 유용성을 의문시하는 경향이 아직 강한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종신부제직의 문제를 실용적인 현실론에서만 볼것이아니라 보다 근원적으로 부제직의 성사성에의 신앙에 기초한 초자연적 현실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종신부제직의 도입을 촉구하기 위하여 우선 신학적 측면에서 대충대충 살펴보고 그 다음에 실천사목의 관점에서 집약적으로 얘기하려고한다.

교회법적 조치

삐오 12세는 종신부제직에 1957년 10월 5일 「로마」에서 개최되었던 제2차 세계평신도 사도직대회의 개최연설 가운데서 『교회의 오늘의 관습에 의하면 사제직이전의 서품음 사제서품의 준비로서 수여돼 왔다. 현재 사제직에서 독립한 교회의 직무로서 부제직을 부흥하려면 운동이 있다는것을 잘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적어도 오늘에 있어서는 아직 성숙해 있지안다』고 선언하긴 했으나 이것이 계기가되어 실은종신부제직의 부흥에의 길을 열어놓았던 것이다. 그후 7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이문제를 심중히 심의한 결과로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교황의 부제직을 부흥시킬 필요가 있다는것을 인정하고 드디어 성직계의 교유한 영속적 신분인 부제직, 즉 종신부제직의 부흥을 결의하여 교회헌장 19조를 통해서 발표하였다.

그리하여 바오로 6세는1967년 6월 18일「종신부제를 부흥하기위한 일반규칙」에 대한 자의교서를 선포하여 종신부제직에 관한 적합한 교회법규정을 제정하였던 것이다. 이어서 또한 1972년 8월 15일 “부제직에 관한 특정법규」를 제정하는 자의교서를 발표하면서 이 교서에 결정된 모든 것은 여하한 반대규정에도 구애됨이 없이 제정되고 확정되 것임을 명한다고 강력하게 법적으로 못박고는 것이다.

종신부제직의 聖事性

이렇게 종신부제직의 부흥을 결정하고 실행을 기대하는 까닭은 단지 신자의 사목상 필요에만 의하여 취해진것이 아니라 부제직자체가 갖고 있는 성사적 표지의 효력에의해서 마땅히 정당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의회는 교회현장에『부제는 성사의 은총으로 힘을 얻고 사제직을 수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봉사하기 위하여 인수를 받는 것이다』(29)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로부터 제정된 교회의 직무는 여러계충의 사람들이 수행하게 된 것이다. 옛부터 이들은 주교, 사제, 부제들이라 불러왔다. (교회헌장28)부제는『주교들은 조력자인 사제와 부제들과 함께』*교회헌장29)라고 말하듯이 성직위계의 일부이기도 하다. 또한『성직위계의 하급에는 부제들이 있다』(교회헌장29)고하며서『하급성작자들도 특히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에 봉사하는 부제들』(교회헌장41)이라고 하듯이 하급성직자의 일부인것이다. 부제직은 언제나 본질적으로 교회의 성직위계에 속해있었다. 동방교회에서도 그리고 서방교회에서도 부제는 전통에따라서 안수와 더불어 서품식을 받았던것이다.그러므로 영속적인 신분으로서의 종신부제직은 결코 새로운 제도가 아닐뿐더로 고대교회부터 존재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존속않게된 제도를 복구하려는데 지나지않는것이다.

삐오 12세는 1947년 11월 3일 선포한 회칙「싸크라멘듐올디니스」에서 신품성사의 質料와 形相을 밝히는 가운데서 『부제 사제 주교서품에 의해서 생기고 표현되는 결과는 권능 즉 은총이다』라고(DS3857~3858)말하고있다. 한편 제2차 바티깐공의회는 교회헌장에서 부제직의 성사적 성격을 조심성 있게『성사의 은총으로 힘을 얻는다』(29)라고 표현하여 그의 성사성에 대하여 그 이상 상세히 언급않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에서는 聖傳과 교회敎權의 가르침으로 충분히 증명되고 있는대로 부제직의 성사성을 『그 직무를 부제직의 성사의 은총에 의해 더한층 효과적으로 수행하기위하여 사도들로부터 전수된 인수로 말미암아 견고하여지고』(16-6)라는 표현으로 교회헌장과 더불어 되풀이하여 선언하고 있는것이다.

부제직의 성사성을 의심하는 최근의 소수학자를 겨냥해서 말이다. 특히 부제직의 인호에 대해서 제2차바티깐공의화는『주교 및 그의 사제단과의 사귐안에서』(교회헌장29)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한다라는 표현으로 부드럽게 부제직의 인호가 주교직의 인호에의 참여인것을 나타내고있다 하나 토마스 아퀴나스는『사제서품에서만 인호가 새겨진다고 말하는자가 있으나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부제만이 합법적으로 부제의 직무를 할 수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부제는 다른 자가 갖지않는 권능으로 제성사를 준다』고 부제의 인호에 대하여 저술하고있다. 더우기 트리텐틴공의회는 「서품의 성사에 관하여」라는 결의문 가운데 교회의 위계제도와 서품을 규정하는 제4장에서 부제직의 인호를 확실히 하고있다. 어쨌든 조신부제직의 인호는 확실한 것이나 이문제는 앞으로 더 연구되어야 할 과제인것이다. 이와같이 누가 무엇이다라든간에 종신부제직은 성사임 교회의 본직에속하는 것이기에 어떤 경우에도 종신부제직은 그 성사적 본질을 잃을수도 없는것이다. 따라서 종신부제직은 사제직의 직무와는 완전히 다르게 구별되는 성사적 직무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제가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위한 하나의 수단방법도 아닌 것이며 또 사제부족의 실용적이 해결책 따위도 결코 아닌것이다. 실은 부제적 자체의 고유한 직무에 부응한 성사의 요청에 의한 것이며 더욱 그것은 교회의 성직위계적 구성의 본질자체로 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우러나오는것이다.

부흥의 신학적 의미

현대세계는 격동 격변이라는 낱말로 표현될 만큼 참으로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에게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꼼짝없이 새로운 시대에 내려져지게하고 도전적으로 구원행위를 요구하고있다. 그래서 옛적에는 생각조차 할수 없었던 인간의 제문제가 교회앞에 던져지고있는것이다. 요한 23세가 공의회를 소집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봐야할것이다 그럼로 종신부제직을 부흥시킨단는 문제에 대하여 이러한 지상의 제현실에 바탕하여 今日的 의미를 묻고그의 부흥적 실현을 서둘러햐할 이유를 찾아야한다.

사실 제2차 바티깐공의화가 현재세계에서 똑똑히 본것은 복음의 빛에 비추어서 해석된, 그리고 종신부제직의 부흥에 의해서 생기를 주는 위대한 대의 표지였던 것이다 교회헌장이라는 문서의 제3장 끝부분에서 짤막하게 언급한데 지나지않는 부제직의 임무와 종신부제직의 부흥은 겉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듯하나 실은 제2차바티깐공의회를 부제직에 관한 공의회라고 할만큼 깊은 의의를 부여하지 않을수가없다. 왜냐하면 우리와 더불어 하느님의 미래를 걸어가는 이새로운 종신부제야말로 교회를 현대세계로부터의 고립에서 해방시키고 모든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및 근심걱정을 교회에로 끌어들이는 봉사자이 까달이다. 그뿐아니라 가장 화해를 필요로 하는 참혹한곳에 교회를 이끌고 가기때문인 것이다. 예수도 구원과 화해를 가져오는 하느님의 공구로서 세계한복판에서 일하며 봉사하는공동체로 교회르 형성하기에 종신부제직이 갖는 존재이유야말로 참으로 소중한것이라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기에 공의회는『교회는 그리스도안에있는 말하자면 성사이다. 즉 친밀한 사귐과 전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주는 표지이요 도구인것이다』라고(교회헌장1) 선언했던것 이다. 교회는 놓여있는 때와 장소에서 언제든지 일치를 위한 화해의 역할을 해야한다.

종신부제야말로 하느님의 백성이 화해의 공동체라는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표지인 것이다. 이른바 거룩한 특수영역을 조성함으로써 세계로부터 고립을 초래케한 교회의 높은 담벽을 헐어버리는 동시에 또한 세계안의 인간들을『갈라놓았던 담을 헐어버리고 서로 원수가되었던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들기 위하여』(에페소2, 14)교회와 세계와의 불명료한 경계선상에서 부제직을 수행하는 존재란말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곳에서 영원히 귀중한「화해의직책」을 수행해야만 하는것이 종신부제직이다.

세계는 모든 것를 감싸는 미사성제의 성찬전례의 물질을 資料로하여 창조되었다. 그 세계는 인간이 그 친구를 만나는 곳이며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바로 그곳이다 그러기에 미사성제의 장소와 선교의 장소는 하나요 같은곳 즉 세계인것이다. 교회는 바로 그 세계에서 사귐 일치, 사랑을 실현하기위해 부름받은 것이지 그세계와 구별되기위한 분리라든가 고립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실로 오늘처럼 절박하게 화해의 사명이 요청되는 때가 또어디 있겠는가하는 생각에 미칠때 종신부제직의 부흥 도입이 시급함을 절감하는것이다.

지금까지 교회는 화해의 객관성만을 강조함으로써 그를 역사에 근거를 둬야 한다는 점을 소홀히 했던것 같다. 이 경향성에 의하여 정치적으로 무의미한 부름을 낳게했던것이다. 하여 화해도 역사안에서의 하느님의 해방행위로부터 떨어져나갔다. 인간사회와 역사에 스스로 거리를 둔다는것은 화해를 특별히 필요로하는 장소로부터 멀어지는것 밖에 되지않는다 그 먼거리를 좁히고 구석구석에 스며들 수 있는것이 종신부제 이것이다.

사실 부제는 고대교회에서 주교 사제 부제의 3자로 형성돼서 발전하였던 계층가운데서 봉사하고 있었다.

교회나 세계에 대한 종신부제의 관계는 다른성직자와 일치하여 함께 봉사하기위해서 임명된 화해의 중개자였던 것이다. 종신부제를 다른 성직자와 구별하는것은 그행위가 아니라 그들의신분 즉 교회에서의 화해라는 중개의 역할이었던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현대 교회도 종신부제직의 부흥이라는 문제를 화해에의 요구와 그 중개자의 역할에 촛점을 맞추어야 할것이다. 특히 우리 한국교회가 이 나라의 역사적 사회적 생태학적 여러상황으로부터 압력적으로 요청되는 교회의 사명과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화해에의 요구와 그 중개자의 역할에 촛점을 맞추어 종신부제직의 제도를 꼭 도입해야 할것으로 믿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