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빠리 외방전교회 선교사로 40년전 우리나라에 입국, 대구 남산동 본당과 왜관등지서 사목활동을 하다 노령으로 은퇴해 지금은 프랑스에서 요양중인 방(빠이에 오귀스트) 신부가 최근 한국인 제자수녀에게 보내는 서한내용이다. 이 서한에서 방 신부는 80세가 넘은 고령에도 불구. 수도자가 나아가야할 삶의 방향을 능숙한 한국어로 제시하고있다. 차제에 본보는 이 서한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여러분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나는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가진것을 다바치겠고 또 나자신을 회생하겠다』(꼬후12ㆍ15)
엠마누엘 수녀님!
위의 성바오로의 말씀을 읽을때 오늘아침에 최안나 수녀님을 생각이 난것이 왜 그럴까요? 그래서 주님의 뜻이 아닌 가하고 이늙은 사제가 펜을 들었답니다. 그리운 제2의 고향을 떠난지 벌써 10년이란 오랜세월이 흘러 갔으니 원래 못했던 한국말을 더욱 잊어버려 창피를 심히느끼며 손이 약간 떨립니다만 수녀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두서없는 문체를 안보는체 하시리라 믿읍니다.
소톡도에 소임을 맡으셨다는 소식을 들은지 이미 몇달 전이요. 저 자신이 많이 부러워하면서도 지원할 가망이 없었던 소임을 딸한분이 맡으혔다고 듣던 그날 천주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다시 한번 무음깊숙히 느끼고 흠숭바쳤읍니다. 수녀님이 대신 그 거룩하신 헌신의 사업을 묵묵히 하신다함을 생각할적이면 주님께 가사드리며 우리 엠마누엘 수녀님께 큰 마음을 담뿍 주실것을 간청합니다. 이에 또 성바오로 (즉 성신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랑을 섬긴다고 생각하지말고 주님을 섬기는 정신으로 기쁘게 섬기십시오. 선한 일을 하는사람은…』(에페소6ㆍ7) 일상생활의 모든 일들에 나타나는 우리주님의 뜻을 사람으로 실행하는 그생활의 귀중함이여!수도자이면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어른들의 명을 따라 행동을 하니까. 이와 같이 행동함은 당순한 복종이나 인간적 타산적인 생각이 아니며 존업을 버리는것이 아니요. 믿음과 사랑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요 본 지위의 본분을 행기하는데 더 없고 비길데없는 즐거움과 행복을 발견하며 누리는것입니다. 『주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고 온갖 좋은 일을 힘써하고…』(골로시아1ㆍ9~12)등 얼마든지 이순간에 마음에 떠 오릅니다.
수녀님. 수녀님이 하시는일은 하기가 항상 수월하지는 아니할것입니다. 맡으신 소임 인간적으로 볼때 최고급의 것은 아니라고도 할수있으니 말입니다. 한편 수도원에 입원한 그것으로 거룩한자 되는것이 아니요 서원을 따라 의무에 충실하고 용맹심 있는자만이 성인(성녀)이 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느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잘되게 해주신다는것을 우리는 압니다… 택하신 사람들은…』(로마8ㆍ28~29)수도자는 「아버지께서 친히 이세상에서 뽑아내신…」(요한15ㆍ`19)자이요「덕많은 열매를 맺도록」(요한15ㆍ2)당신의 포도밭에 두신자이니 이사람이 당신의 부르심에 적합한 사람을 하렴 예수님과 손에 손을 잡고 그분과 정신ㆍ취미ㆍ순조ㆍ가난ㆍ정결등 같이합니다. 함께 십자가를 지고 함꼐매일의 모든 작은 의무의 일들을 자유롭게… 이와 같이 우리들은 처눚님의 사업에 매일 노력합니다. 사람으로! 『너는 완전한 사람이 (성녀가)되려거든 나를 따라오라!』(마태오19ㆍㆍ21)그러니까 수녀님! 항상 어느경우에든지 큰 기븜으로 앞으로 나갑니다. 우리들은 아버지의 영광과 형제들의 구원을 위하여! 사랑이 거기에까지 갑니다.
드리고자하는 말씀이 이순간 에도 저의 마음에 허둥댑니다만 오늘은 이것으로 맺어야 겠읍니다.
『당신은 나의 하느님이시니 당신의 뜻 따르라 내게 가르치소서』(시142ㆍ10) 주님의 품안에 행복한 생활하시기를 빌며.
1979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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