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가정문제」라고 대답하고 싶다.
결혼전 홀몸으로 있을때는 아무리 바쁘고 개인적인 사정이있어도 그것을 조절할 수 있었으나 결혼을 하고부터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주일학교를 이대로 지속할 것이냐 아니면 그만두느냐 하고 내적으로 싸운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집사람이 모처럼 외출하는데 집도 지켜야하고 꼬마들도 봐야하고 반드시 동부인해서 참석할 자리에 할수없이 짝잃은 외기러기처럼 집사람이 혼자서 참석하는등 집사람과 다정하게 주일미사 한번 참례해보지 못했었다. 더구나 꼬마녀석들이 커갈수록 그성화는 대단했다. 어쩌면 그렇게도 엄마보다 나를 따르는지…매달려 우는 놈을 뿌리치고 쏜살같이 도망쳐 나오는것이 다반사요 용돈을 달라 찬거리가 없다해도 주일학교시간만 되면 귀머리가 된채 대문을 나서야만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친구들이 모임도 토요일에 있어서 부득이 참석을 못하든가 아니면 얼굴만 내밀고 그냥 빠져나오기가 일쑤였다.
몇달을 두고 무릎에 부스럼이 생겨 걸음을 걷는데 불편을 느끼면서도 병신걸음으로 주일학교만은 곡 나가던 바로. 그러나 어느누구에게도 사람구실 한번못해 주었으니 문자 그대로 나는 사회적인 낙제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토록 우리를 사랑하셨으면서도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셔야만 했던 예수님은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아무도 두주인을 섬길수 없다』(마태7ㆍ24)라고. 수갈래로 갈라진나의 앞길에(가정ㆍ아내ㆍ자녀ㆍ사회ㆍ친구등등)나는 어디로가야 한단말인가 하면서 지나온 나의 길을 되돌아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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