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를 하다보니 교사가 확보되면서 부터 차츰 욕심이 생겨 학급도 남녀로 구분해서 한학년을 2개 학급으로 늘려서 해보기도 했으나 그것은 하나의 이상이지 아직까지 우리나라 같은 본당 현실여건이 허락치를 않아 오래가지 못했다.
그런데 그보다도 아직 주일학교에 취학하지 않은 어린이가 문제였다. 주일에 어른들미사때 보면 성당 뒷자리는 언제나 개구장이들이 엄마를 괴롭히면서 떠들거나 칭얼대기가 일쑤였고 이들을 달래노라 과자를 주는것까지는 좋으나 미사가 끝나고보면 성당 뒷자리는 과자부스러기와 온갖 지저분한 오물들이 널려 있어서 학생들이나 레지오 단원들이 청소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나는 유치원의 협조를 얻어 주일 탁아소를 운영키로 하고 매주마다 선생들에게 당번을 정하고 여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탁아소를 운영했다. 엄마를 떨어지기 싫어하는 어린이는 어쩔 수 없었지만 대다수의 어린이들이 탁아소에 맡겨져 엄마들은 홀가분한 몸으로 미사에 참여할 수 있을뿐 아니라 미사분위기도 한결 조용해서 모두가 좋아들했다.
그러나 이것도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했다. 걸음마도 못하는 아기로부터 마구뛰기만 하는 6~7세의 어린이들이라 장난감놀이도 금방 싫증을 느끼고 밖으로 나가려 하거나 엄마를 찾는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 탁아소를 하다가 한번은 예기치 않았던 미아가 발생했던 것이다. 분명히 아기에게 번호를 달아주고 인상착의를 기록한 다음 출입문을 지켰는데 어느새 한아이가 빠져나간 것이다. 다행히 가슴에 달아준 번호표때문에 시내골목에서 아기엄마가 찾긴 했지만 그때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이러한 탁아소를 얼마간 계속하다 추워지면서 중단하고 말았지만 이를 계기로 주일학교에 6~7세의 어린이를 중심으로한 유치반을 신설하려고 했으나 결국 이를 담당지도할 적절한 교사가 없어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지금도 주일날 어른미사때 성당 뒷자리에서 떠들썩한 어린이들을보면『유치반을 만들어서 사전 (예방) 교육을 시켜야하는데』하면서 못내 아쉬워할 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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