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초이던가 우리교구 주일학교 교사를 위한 연수회를 시작하던 날이었다. 나는 현관 밖까지 나가서 먼길에오는 선생들을 맞이하면서 인사하기에 바쁜데 저만치서 5ㆍ6명의 선생들 무리가 들어서고 있었다. 나는 무조건하고 『어서오십시오. 먼길에 수고가 많으십니다』하고 인사를 드리고 그들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한 여선생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상기된 얼굴을 하면서 『어머나、선생님…』하면서 내손을 덥석잡을 듯이 달려오는게 아닌가. 나는 암도 연수회에 몇번 참석해서 나를 잘아는 선생님인가보다 했는데 그 여선생은 나를 올려다 보면서 『선생님 혹시 진해중앙 성당에 계시지 않았습니까?』한다. 그래서 나는 그렇노라고 했더니 『선생님 저를 모르시겠읍니까? 옛날에 중앙성당 중리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운 사람인데…』하면서 왜 몰라 보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접수관계로 지금은 바쁘니 다음 휴식시간에 다시 만나서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첫강의가 끝나고 휴식시간이 되자 그는 다른 선생들과 함께 토의실에서 그 선생의 지나온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야기인 즉 그때 진해중앙 성당 주일학생으로 있을때 나로부터 들은 말이 너무나 깊이 가슴에 새겨져 여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주일학교 선생을 하게 되었노라면서 그때 내가 『여러분중에 나중에 자라서 주일학교 선생이 많이 나오길 바라며 또한 여러분이 받은 교육에 대한 보답을 해야한다』는 나의 말이 어린마음에도 분명히 사명의식을 심어 주었다는 것이었다.
하기야 오랜 주일학교 생활을 통해 애환석인 일들이 많기도 했지만 그 여선생이 나에게준 고마움은 말할 수 없이 큰것이었다.
지금 진해의 주일학교 선생들은 모두가 어릴적에 나의 앞을 지나갔지만 지금은 나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교사대열에 서있으니 작은 겨자씨가 그 처럼 자랐음인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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