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7백20여 년 전에 공을 받아, 환동안 식민생활을 했던 일이있었다. 그때 앗시리아는 사마리아에 살고있던 상당수의 유다인 원주민들을 이웃 지방으로 이주시키는 반면, 이곳에다가는 이웃 민족들을 들여와 살게하는 이민정책을 썼었다.
그런데 아직도 사마리아 본토에 남아있던 소수 유다인들이 이민왔던 이방인과 결혼을 하게됨으로써 유다인들만이 지니고 있어야 할 정통시민의식이 파괴되었다고 신랄히 비난하여 이들을 유다혈통에서 삭제시켜 버렷다.
이사건을 기화로 사마리아인들과「예루살렘」에 살고있는 유다인들 사이에는 철천지 원수가 되고 말았다.
유다인 사회로부터 지탄과 멸시를 받아오고 있던 사마리아 사람, 그 가운데서도 윤락한 여인을 상대로 해서 예수가 대담상종 한다는 것은 당시 관습으로 보아 이해하기가 어려우며 받아들이기는 더욱 곤란한 일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민족의 역사때문에 유발되는 모든 장벽들을 허물어 버리고, 전통과 형식에서 야기되는 온갖 충돌들을 없애려고 계획했던 것이니, 곧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한 남녀차별 대우를, 남녀 평등주의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예수가 무익한 죄인들과, 억눌린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그들을 불쌍하게 여긴 나머지 애써 도와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우기 보잘것 없는 여인에게, 자신이 메시아란 점을 처음 공개한 사실만을 보아도, 얼마나 죄지은 사람들을 사랑하셨는가를 알게 된다. 그러기에 이 여인은, 자기 동족들에게 복음을 전한 사마리아의 최초 선교자가 되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크리스찬 들에게 있어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은 생명선과도 같은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구원사적으로 볼 때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오늘날 현존하고 있는 신앙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이 취한 신앙의 태도와, 상당한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본래 사마리아인들은 모세 오경만을 참성경으로 알고 믿었기에 신앙적으로 본다면 반신자(半信者)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우리 신앙인들 중에는 예수를 구세주 하느님으로 믿고 있다기 보다는 단순히 인간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해내신 분으로 알고있는 변신자(變信者)들이 있다. 이와같이 변질된 크리스찬들은, 하느님을 자기마음에 드는 사신(私神)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으며 자기 지성으로써 신을 전락시키고 변신시켜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크리스찬의 신앙은, 하느님께 전인적인 예배와 찬양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하느님은 영원불변의 신이시기 때문에, 어떤 희생제물 보다도 감사와 순종ㆍ사랑과 정성이 가득히 담긴 정신적인 것이라야 한다.
하느님은 인간 스스로의 영적 결함을 인정하고 새건하기 전에는 어떠한 유익성도 제공해 주시지 않는다.
죄를 포기하지 않은 이에게 예수는 구원의 신비를 나타내지 않으며, 이런 사람은 예수를 하느님으로 소중히 모실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죄인들을 양식(糧食)으로 여기신 예수를 본받도록 해야하며 마음을 꿰뚫고 보신 예수앞에 굴종한 여인처럼, 믿음ㆍ소망ㆍ사랑으로 예수를 하느님으로 받을어야 한다. 진심으로 예수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멸망하지 않을 것이며,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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