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퀴나스 교향악단이나 아퀴나스 합창단의 연주를 들을때마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가 문화의 최고 형태는 종교이며 이 종교적인 정신만이 서계를 구원한다는 말을 생각하게 된다. 그 까닭은 아퀴나스 교향악단이 가톨릭계의 유일한 오케스트라로서 음악을 종교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상업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오늘날이 종교적인 이념과 예술적인 정신을 결합시킴으로써 보다 높은 세계를 더듬어 보려는 아퀴나스 교향악단의 연주는 언제나 생명력과 경건함에 넘치기 때문에 더욱 흐뭇한 정감을 자아낸다.
예술에 있어서는 기교도 물론 중요한지만 투철한 에스프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일찌기 플라톤이나 그뒤의 많은 철인들이며 예술가들이 한결같이 부르짖었는데 특히 20세기 최대의 첼리스트 카잘스는 바하가 음악을 신에게 드리는 기도라고 생각했듯이 가톨릭 신자로서 최초로 열리는 유엔총회에 불청객으로 참석하여 종교적인 바하의 첼로곡을 연주하여 정치적인 도장인 유엔 빌딩안을 성당으로 둔갑시킨 일이 있다.
우리의 음악주변이란 흔히 세속적인 상념에 사로잡히기 쉬운데 극장을 종교적인 분위기로 꾸밀뿐 아니라 음악을 종교로 까지 비약시키려는 드높은 뜻을 펴려고 하는 듯 느껴지는 아퀴나스 교향악단의 연주는 거듭할수록 더 훌륭해지고 있는데 이것은 곧 음악는 종교적인 바탕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제 6회 정기 연주회에서는 역시 이종일씨가 지휘를 말았는데 연세대 음대 4년생인 이선회양의 피아노 솔로가 곁들인다.
레퍼터리는 모짜르트의「피가로의 결혼」서곡,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모짜르트의 교향곡, 제38번이었는데 젊은 연주가들의 오케스트라여서 기술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한점이 없지 않았지만 의욕적이고도 생명력이 넘치는 정신성으로써 기술의 결함을 지양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인상을 주었다.
바그너는 음악을 종교로 떠받들고 극장을 교회로 둔갑시키겠다는 말을 했는데 이것은 위대한 음악이 되려면 종교적인 차원에 이르러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뜻에서 아퀴나스 교향악단의 앞으로의 사명은 크다고 하겠다. 이 더렵혀진 사회를 종교적으로도 정화시키고 구원을 주어야겠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음악으로 인간을 순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퀴나스 교향악단은 보다 큰 긍지를 갖고 앞으로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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