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힘은 참으로 위대했다. 그리고 아름다왔다. 24년의 역사도 무색하게 존폐의 갈림길에서 잊혀진 교회로 잠식되어 가던 한 본당을 향해 쏟아진 형제애는 2백년 한국교회 사상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기념비적인 성전을 만들어 냈다. 완도성당-그것은 자신의 전부를 봉헌ㆍ투신했던 한사제의 피와 땀과 의지와, 파도처럼 밀려 온 전국 교회 신자들의 뜨거운 사랑이 한데 어우려저 이룩해낸 고귀한 사랑의 승리였다. 교구와 본당의 두터운 벽을 통쾌히 무너뜨리면서 이웃랑의 개념을 실제로 보여준 완도성당 건립은 사랑에 목이마른 이새대 교회에 사랑의 불씨를 심어준 쾌거중의 쾌거였다.
광주대교구 완도성당의 새성전 축성식은 5월 20일 오후 3시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 주입 金種南 신부(로마노ㆍ50)와 10여 명의 동료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엄숙히 봉헌됐다.
감격과 기쁨, 감사의 눈물속에 봉헌된 이날 축성미사에서 재건에의 의지와 집념을 불태워 온 완도신자들과 전국 각지에서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웃 신자들은 새성전이 지역사회 모든이들에게 빛과 희망과 사랑을 주는 전당으로 발전하기를 마음다해 기원했다.
이날 축성미사 중 강론을 통해 『완도성당은 수많은 이웃 형제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나타난 결실』이라고 전제한 윤공희 대주교는『그만큼 완도 새 성전은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한 성전임을 확신한다』고 강조, 『완도의 모든 신자들은 이웃의 뜨거운 사랑을 바탕으로 지어진 새 성전을 사랑이 넘치는 크리스찬 공동체의 상징으로 가꾸어 나갈것과 아울러 봉사하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24년의 역사에도 불구, 본당 승격과 공소전락의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존폐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던 완도본당이 오랜 침체와 조절을 딛고 재건에의 의지와 집념으로 뭉친 것은 현재주임 金種南 신부가 부임하던 76년 11월이었다.
해태와 미역의 최대산지로 발전을 거듭해 가던 완도의 변모에 비해 당시 완도본당은 54년 인근 海南본당공소로 출범한 이래 24년동안 거듭되는 악순환으로 거의 버려져 있는 상태로 전락해 있었다.
공소시작 14년만인 68년 숙원이던 본당 승격이 이루어졌으나 주임신부 부임 관계로 다시 공소로 격하되는 것을 필두로 본당에서 공소로, 다시 공소에서 본당으로 뒤바뀌는 악순환과 7년동안 6명의 신부가 교체되는동 기구한 역사의 와중에서 완도본당은 지역사회의 발전과는 역비례, 신앙의 뿌리를 내리지 못한채 「물위에 뜬 기름」과 같은 외롭고 서글픈 소외된 집단으로 있어야 했다.
목포 경동주임에서 이 소외된 집단으로 자원한 김 신부는 총신자수 2백90명에 주일미사 참례자수 30명인 완도본당에서 재건의 기치를 높이들있다. 우선 지역사회와 단절되었던 대화의 길을 트면서 신자들을 독려한 김 신부는 현 대주교가 마련해준 5백44평의 대지위에 공소부지 매각대금 1천2백만 원을 기초로 불모지 완도에 성전건립의 役事를 시작했다.
건강과 여건 등 어려움을 들어 만류하는 주위의 염려를 격려로 승화시키면서 몸전체로 뛰는 김 신부를 중심으로 본당회장 金在珍(65歲)씨와 모든 신자들은 성전건립을 위한 2백만단 묵주의 기도 바치기에 들어갔다. 이 안타까운 사연이 본보를 통해 전국교회에 알려진 77년 3월 한국교회는 『완도를 돕자』는 사랑의 돌풍에 휩싸였다.
도저히 깨뜨릴 수 없을것 같았던 본당과 교구의 벽도 쏟아진 사랑 앞에선 너무나 무력했다. 전국 각본당과 성직 수도자들을 비롯, 각단체들의 성금과 기도ㆍ반찬값을 아낀 주부와 코흘리개의 돼지 저금통 앞에서 완도신자들은 가톨릭 신자로서의 긍지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4년동안 5번씩 공사를 중단해야하는 역경속에서도 국내외의 지원 6천2백만 원과 교구와 기타 은인들의 성금 등으로 총공사비 8천3백 70만 원에 연건평 1백71평의 합장형의 완도성당이 탄생됐다.
그것은 최악의 건강으로 몇번씩 쓰러지는 위기속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했던 金 신부와 하나로 뭉친 신자들 그리고 본당과 교구벽을 초월한 위대한 사랑이 이룩해 낸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이었다. 한편 부임과 더불어 완도재건에 자신을 던졌던 김 신부는 『모든 은인들에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릴 뿐』이라고 겸손해 하면서 『완도성당은 완도신자들만의 성당이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들의 복지관으로 그 역할을 다할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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