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톨릭 교회는 박해의 역사를 통해서 전래되었으며 크리스찬들은 순교자들의 거룩한 정신을 이어받은 후예들이라는 사실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박해는 그리스도교 신자로서의 최대 명예이며, 순교는 아름다운 신암의 꽃인 동시에 열매라고 말한다.
초대교회가 이웃에서 전교함으로써 박해를 초래하였던 원인이 되었겠지만 반대로 박해를 통해서 신도들의 믿음이 견고해졌으며, 상대적으로는 주님의 복음이 세상에 널리 전파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지상교회는 그 성격상으로 전쟁교회라는 의미를 갖고있으므로, 교회가 박해를 당하지 않는다면, 이는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보아야하며 현실과 타협해서 조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지나 않는가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
현대세계의 구조와 체제속에서는 그리스도 예수와 그 신자들이 환영받기가 어려우며, 더욱이 참된 신앙은 오히려 경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세상의 조소와 경멸을 받지않고서는 그리스도의 충실한 종이 될 수가 없다. 『우리가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사도행전 14장 22절)는 것을 각오해야 하며, 예수 때문에 세상의 조소거리가 되고 호된 비방을 받게되면 우리는 예수의 고난을 따라서 그분의 영광에 동참하게 될뿐 아니라 『내몸에는 예수의 낙인 (烙印)이 찍혀서』 (갈라 6장 17절) 마지막 날에는 영생을 얻게 될 것을 확신하게 된다.
현존하는 그리스도교회에 사회로부터 도전이 없고 핍박이 없다면 교회의 생명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며, 반대로 투쟁이 크면 클수록 교회의 신장력은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우리는 박해의 역사를 통해서 지켜본 증인들이다.
예수를 위하여 환난(患難)을 받는 것은 의(義)를위하여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리스찬들로서는 영광스러움이 아닐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예수를 믿고 또 사랑하기에 받아들여지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박해는 교회를 분명히 해칠 수는 있고 (사도행전 8장 1절) 신자들을 흩어지게 만들지만 그러나 그리스도교회를 완전히 멸망(滅亡)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광을 위해서 고통이 반드시 뒤따른다는 것은 하나의 기정사실이며, 보편상식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기에 신앙은 어려운 조건과 환경을 개선(改善)하는데 큰 몫을 담당하게 된다.
우리 신자들은 모욕과 비판을 받을 때 비로소 그리스도 예수의 고난을 알게 되고 함께 참여하게 되는것이다.
우리 크리스찬들 중에는 한 끼니를 이어갈 수도 없는 적빈자(赤貧者)가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자식과 남편을 잃은 슬픔에도 오히려 주님 속의 섭리에 순응하며, 갈 곳조차 없는 방랑인이 오로지 주님께 의지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우리가 시련을 견디어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시련을 이겨낸 사람은 참 생명의 월계관(月桂冠)을 받을 것이라』고 (야고 1장 12절) 한말의 내용을 되새겨야 한다.
20세기 후반에 살고있는 신자들은 육체적인 탄압보다는 정신적인 고뇌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만 하겠다.
박해는 순교자를 낼 수 있고 (사도행전 7장 59절) 순교는 하느님께 최대의 영광을 드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찬들은 신앙의 시금석(試金石)을 위하여 박해는 필요한 것이며, 참된 신자와 거짓 신자를 분리(分離)시킬 수가 있게 된다. 열심한 신자는 박해를 찾아나서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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